▲ 구단 시무식에서 미소 짓고 있는 김현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는 지난 시즌 최악의 타격 부진을 겪었다.

LG 팀 타율은 2할8푼1리로 7위였다. 더 큰 문제는 장타력이었다. 홈런은 110개로 전체 꼴찌, 장타율도 4할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큰 잠실 구장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잠실 구장 탓만을 할 수는 없다고 데이터는 말하고 있다. 멀리 칠 수 있는 타격 기술을 보여 주지 못한 것이 진짜 이유였다.

현대 야구는 바야흐로 플라이볼 시대다. 발사각과 타구 스피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이상적인 발사각과 타구 스피드를 갖고 있다면 거포형 선수가 아니어도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것이 요즘 대세를 이루고 있는 이론이다.

배럴 타구라는 단어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배럴 타구의 진짜 의미는 안타 확률 50%, 장타율 1.500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타구를 뜻한다. 

한국형 배럴 타구 기준으로 봤을 때 팀별 배럴 타구 비율을 살펴봤을 때 LG는 대부분 꼴찌였다. 

홈런 군단 SK가 8.28%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LG와 같은 잠실 구장을 쓰는 두산이 8.23%로 이었다.

LG는 이 조사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배럴 타구 비율이 4.55%에 불과했다. 1위의 절반 수준을 조금 넘는 기록이다.

발사각에 대한 고찰이 적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LG의 타격 훈련 과정에서 발사각에 신경을 쓰며 공을 치는 과정은 없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박용택 정도가 독학으로 신 이론을 공부해 응요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올 시즌엔 좋은 선생님이 한 명 생겼다. FA로 이적한 김현수가 그 주인공이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경험이 LG 선수들에게 살아 있는 교과서가 될 수 있다.

박용택은 "현수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배럴 타구, 타구 발사각 등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고 있는 플라이볼 혁명의 가장 최신 버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내가 몸으로 부딪혀 가며 어렵게 혼자 고민하며 느꼈던 것을 생생한 스토리로 접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별 것 아니었던 선수들이 스윙을 바꾸며 전혀 다른 타자가 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현수가 다니엘 머피나 저스틴 터너, 조쉬 도날드슨 등을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며 "현수가 메이저리그를 가까운 곳에서 경험하며 많은 공부가 됐다고 했다. 우리 나라는 타구 스피드가 메이저리그를 따라가지 못한다. 때문에 발사각이 더욱 중요하다. 현수가 우리 팀에 와서 그런 새 이론을 접목시키는 좋은 교과서가 되어주길 바란다. 우리 젊은 선수들은 아직 자기 것을 확실하게 갖지 못했다. 현수를 보며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교육 환경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갔다고 했다.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김현수 처럼 선진 야구를 바로 접하고 선진 이론을 익힌 선수가 옆에 있다는 건 LG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용택이 기대하는 부분이 바로 그런 점이다.

박용택은 "메이저리그에선 똑딱이형 타자들이 스윙을 바꾸며 장타력이 배가되는 경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우리에게도 분명 참고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수가 경험한 것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빠르게 전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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