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스포티비뉴스=평창특별취재팀 맹봉주 기자] 이제 몸풀기는 끝났다.

이승훈이 15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12분 55초 54를 기록하며 최종 순위 4위에 올랐다.

기대 이상의 경기력이었다. 이날 세운 기록은 이승훈의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7년 전에 작성한 12분 57초 27. 올 시즌 이승훈의 개인 최고 기록인 13분 09초 26도 가볍게 넘어섰다.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가 빛을 발했다. 이승훈은 레이스 중반까지 같은 조에서 상대한 세계랭킹 6위 모리츠 가이스라이터(독일)와 앞서거니 뒤서거니했다. 1위와는 8초 이상 차이가 나며 메달권과 멀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는 작전이었다. 이승훈은 6,000m 부근부터 속도를 올렸다. 한 바퀴 돌 때마다 1위와 랩타임 기록을 1초 이상 줄이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특히 마지막 바퀴엔 29초대의 랩타임을 기록하며 가스라이터를 멀찍이 밀어내고 독주를 마쳤다. 이승훈의 완벽한 완급 조절이 돋보인 경기였다.

▲ 이제 이승훈은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에 집중한다.
비록 테드 얀 브뢰멘(캐나다), 요릿 베르흐스마(네덜란드), 니콜라 투몰레로(이탈리아) 등에 밀리며 아쉽게 메달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크게 미련을 둘 필요는 없다. 이승훈의 주 종목은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 처음부터 이 두 종목에 힘을 집중했다. 앞서 출전한 5,000m와 이번 10,000m 출전은 실전 게임을 위한 몸풀기 성격이 강했다.

이승훈도 지난 9일 5,000m 레이스가 끝난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5,000m나 10,000m는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편하게 레이스하다 보니 좋은 기록이 나왔다. 10,000m도 편하게 하고 그 뒤에 있는 중요한 종목(팀 추월, 매스스타트)에서 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며 5,000m와 10,000m에 큰 욕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흔히 스피드스케이팅 10,000m를 ‘빙판 위의 마라톤’으로 불린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제 이승훈에겐 팀 추월, 매스스타트를 시작하기 전까지 떨어진 체력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중요할 전망이다.

평창 올림픽 팀 추월은 21일, 매스스타트는 24일에 경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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