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평창, 취재 정형근, 영상 배정호 기자] 여자 스노보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17세 소녀는 해맑았다. 올림픽 금메달이 실감 나지 않는 듯 ‘비현실적’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모든 질문에는 거침없이 답했다. 천재 소녀 클로이 김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평범한 하루’를 소개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났어요. 좀비 같았죠. 아침에 냉장고에 있는 샌드위치를 조금 먹었어요. 차가워서 다 먹지도 않았어요. 7시에 버스에 올라탔고 귤 하나를 먹었어요. 괜찮을 줄 알았는데 11시쯤 굉장히 배고팠어요. 경기를 마치고 피자와 라테를 먹어서 지금은 상태가 굉장히 좋아요.”
클로이 김의 ‘SNS’는 미국 취재진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클로이 김은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과 결선 도중 SNS를 했다. 12일 1차 예선이 끝나자 트위터에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썼다. 13일 3차 결선 도중엔 “아침에 샌드위치를 다 먹지 않은 게 후회된다. 괜한 고집을 부렸다. 배고파서 화가 난다”고 트윗을 했다.
클로이 김은 기자회견에서 ‘hangry(hungry+angry)’라는 신조어를 쓰며 자신의 당시 상태를 나타냈다. “다른 선수의 경기를 보면 긴장이 돼서 SNS를 하며 감정을 전했다”고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금메달을 딴 이후에는 트위터에 “우는 걸 싫어하지만 이번에는 졌다. 나를 사랑해주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집으로 금메달을 가져간다”며 팬들과 소통했다.
최종 3차 결선에 돌입하기 전. 클로이 김은 이미 금메달이 확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클로이 김은 2차 결선에서 실패한 2연속 1080도 회전(백투백 1080 회전)을 화려하게 펼치며 금메달을 자축했다.
“3차 시기 전 금메달을 딴 것을 알았을 때 정말 기뻤어요. 주변의 동료 선수들을 껴안았죠. 동료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울면서 3차를 뛰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어요. 스스로가 더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한 상태로 금메달을 가져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3차 시기는 제 자신을 위한 플레이로 생각했어요.”
클로이 김은 20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한국 이름은 김선. 그는 부모님과 함께 한국을 여행하는 것을 즐긴다. 떡볶이와 가수 씨엘(CL)을 좋아한다. 한국에서 메달을 딴 클로이 김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제 정체성을 찾고 이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어렸을 때는 제 정체성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죠. 가족이 옆에서 가장 큰 도움을 줬어요. 가족은 현재의 제가 존재하는 원동력입니다. 미국과 한국을 동시에 대표할 수 있어서 큰 영광입니다.”
클로이 김은 동계올림픽 사상 두 번째 2000년대생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자로는 처음 나왔다. 그가 세운 최종 점수 98.25점은 쉽게 넘볼 수 없는 기록이다.
“올림픽에서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게 즐거웠어요. 여자 스노보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꼈죠. 그 일원이 될 수 있어서 기뻐요. 다음 올림픽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노력과 열정, 가족의 희생이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금메달의 의미를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점점 적응될 것 같아요.”
평소처럼 샌드위치를 먹고 배고파서 SNS에 글을 남긴 소녀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7세 소녀의 ‘평범한 하루’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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