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진영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임정우 기자] “레이저같이 정확한 샷을 구사하는 고진영은 세계 랭킹 1위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호주에서 고진영의 플레이를 직접 지켜본 현지 언론 ‘골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고진영을 평가한 말이다. 고진영은 한국은 물론 현지 언론까지 매료시키며 미국 여자 프로 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을 통해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이번 대회에서 고진영이 LPGA 투어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이고 호주에서 열리는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만큼 그의 우승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겅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고진영은 레이저같이 정확한 샷과 컴퓨터 퍼트를 앞세워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고 67년 만에 LPGA 투어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고진영은 “LPGA 투어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공식 데뷔전을 이번 대회에서 치렀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 LPGA 투어 데뷔전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워서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까지 한국 여자 프로 골프(KLPGA) 투어를 주 무대로 활약하던 고진영은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투어에 직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고진영은 미국 진출과 KLPGA 투어 잔류를 놓고 섣불리 선택하지 않았다. 고진영은 고심 끝에 LPGA 투어 진출을 결정했고 새로운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동계 기간 동안 철저한 준비를 했다.

고진영이 이 기간에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체력 운동이다. 지난 한달 동안 뉴질랜드에 머물며 고진영은 단점으로 지적됐던 체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또 고진영은 드라이버 샷부터 아이언 샷, 쇼트 게임 감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노력을 했다.

철저한 준비는 결과로 나타났다. 체력적으로 강해진 고진영은 데뷔전에서 드라이버 샷부터 아이언 샷, 쇼트 게임까지 모든 부분에서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특히 드라이버 샷과 아이언 샷 정확도는 대단했다. 고진영은 대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페어웨이 적중률(92.8%, 100%, 92.8%, 85.7%) 평균 92.8%를 기록했고 그린 적중률(88.9%, 88.9%, 77.8%, 83.3%) 평균 84.7%로 정교한 샷감을 자랑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LPGA 투어 1승과 신인상 수상이라는 목표를 잡은 고진영은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며 1차 목표를 달성했다. 또 신인상 포인트 150점을 받으며 신인상 경쟁에서도 한 걸음 앞서나가게 됐다. 

하지만 고진영의 신인상 등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인상 랭킹 포인트 2위를 달리고 있는 한나 그린(호주)이 123점으로 고진영을 27점 차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한나 그린을 비롯해 신인상 경쟁을 펼칠 선수들이 정말 잘 친다고 느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시즌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신인상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도록 최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고진영은 “LPGA 투어에 데뷔한 첫 시즌이기 때문에 출전하는 대부분의 대회가 다 처음 경험하는 곳이다. 첫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고 해서 방심하지는 않겠지만 더 욕심낼 생각도 없다”며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차분히 알아가고 배운다는 자세로 남은 시즌을 보낼 계획이다. 현재 좋은 분위기를 시즌 마지막까지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1998년 박세리가 LPGA 투어에서 처음 신인상을 수상한 이래 2017년까지 11명의 신인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고진영이 이번 시즌 신인상 타이틀을 수상한다면 한국 선수로는 12번째 신인상 수상자가 된다. 또 고진영이 신인상 수상에 성공한다면 최근 3년(김세영-전인지-박성현) 동안 이어온 한국 선수 신인상 수상 기록을 4년으로 늘리게 된다.

[사진] 고진영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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