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형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사령탑은 바뀌었지만 기대치는 여전하다. 양상문 감독(현 단장)도, 류중일 감독도 이형종이 장차 KBO 최고 수준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여곡절을 겪은 선수인 만큼 더 크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이형종은 오키나와 캠프를 다 마치지 못하고 지난 3일 류제국과 먼저 귀국했다. 지난달 26일 삼성과 연습 경기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훈련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정밀 검진과 치료를 위해 먼저 비행기에 올랐다.

류중일 감독은 "MRI 촬영을 두 번 했다. 일본에서는 괜찮다고 했는데 한국에서 다시 찍어 보니 인대 미세 손상 판정을 받았다. 개막전 출전은 어렵다"며 아쉬워했다. 이형종이 있고 없고에 따라 팀 타선의 짜임새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일 때 이형종을 2번 타순에, 김현수를 5번 타순에 넣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이형종이 없는 가운데 실험은 계속됐다. 13일 롯데전에서는 왼손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를 상대로 김현수를 2번 타순에 배치했다. 16일 NC전에서는 역시 왼손 투수인 구창모에 맞서 채은성을 2번 카드로 투입했다.

류중일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생각하는 주전이 개막에 맞춰 감을 올릴 수 있느냐다. 그래야 구상대로 하지 않겠느냐"라며 "주전 야수 9명이 마음 속에는 있다. 그런데 변수가 있으니 지금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형종이가 와야 하는데…"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 이형종의 득점을 축하하는 LG 선수들 ⓒ 곽혜미 기자
이형종은 발전 속도가 빨랐다. 2016년 61경기에서 타율 0.282, OPS 0.737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월 월간 타율 0.360, OPS 0.911로 대활약했다. 그러나 상승세를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128경기로 출전 경기는 2배 이상 늘었지만 타율 0.265, OPS 0.736이라는 엇비슷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걸 확인한 시즌이었다. LG 양상문 단장은 감독이던 지난해 "우리 팀에서 누구도 이형종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용빈 전 타격 코치는 "충분히 5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한혁수 외야 수비 코치는 "경험만 쌓으면 앞으로 LG 외야의 축이 될 선수"라고 내다봤다.

류중일 감독은 한걸음 더 나간다. 그가 이형종을 기대하는 이유는 '툴' 때문만이 아니다. 류중일 감독은 "투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기를 보는 눈이 있다. 그림을 그릴 줄 안다"면서 "저돌적으로 정면승부하는 자세가 좋다. 앞으로 리그 최고의 외야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형종은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재활하며 완전한 몸으로 그라운드로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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