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틴 니퍼트가 2015년에 이어 올해 다시 한번 개막전 선발 등판이 불발됐다. 3년 전 그때와 마찬가지로 부상을 안고 시즌을 시작해 걱정을 사고 있다. ⓒ kt 위즈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더스틴 니퍼트(37, kt 위즈)가 개막전 선발투수로 호명되지 않는 장면은 낯설다.

니퍼트는 개막전의 사나이다.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에 데뷔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시즌 동안 6차례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만큼 두산이 내세울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였다. 

성적도 화려하다. 니퍼트는 지난해 개막전 등판 통산 5승(1패)째를 챙기며 현역 선수 가운데 개막전 최다 선발 출전과 최다 승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역대 개막전 최다승 투수는 9차례 등판해 6승 2패를 기록한 장호연(OB)이다. 니퍼트는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개막전에 나서지 못한 건 2015년이 유일했다. 5년 연속 개막전 선발 등판을 준비하던 니퍼트는 시즌 직전 골반 통증을 느끼면서 4월 초까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니퍼트는 다시 한번 개막전 선발투수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스프링캠프 도중 어깨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2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개막 경기에는 라이언 피어밴드가 선발 등판한다. 

개막전 등판 불발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성적을 남겼다. 2015년은 니퍼트에게 최악의 한 해였다. 생각보다 빨리 골반 통증을 잡으면서 컨디션을 되찾은 듯했지만, 여름 내내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면서 20경기 등판에 그쳤다. 니퍼트는 그해 6승 5패 90이닝 평균자책점 5.10에 머물렀고, 연봉은 2015년 150만 달러에서 2016년 120만 달러로 삭감됐다. 니퍼트는 올해도 부상 여파로 시즌을 다소 늦게 시작하면서 가장 부진했던 3년 전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kt는 베테랑, 그리고 에이스로서 마운드를 이끌 적임자로 니퍼트를 영입했다. 시작부터 계산이 꼬인 상황. 그러나 김진욱 kt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실전 등판을 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은 젊은 선수들에게는 필요하다. 니퍼트는 노련한 투수니까 경기를 뛰면서 바로 감을 잡을 수 있다"며 믿음을 보였다. 어깨 상태는 진료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회복했다.

정규 시즌 등판을 위해서 실전 점검은 필요하다. kt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실전 등판을 하고 정규 시즌 경기에 투입할 타이밍을 보고 계시는 거 같다. 21일 불펜 투구 결과는 좋았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다만 2군 경기든 연습 경기든 한번은 등판을 하고 시즌을 치러야 하니까. 그 계획을 살펴보시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니퍼트-피어밴드-고영표-주권-금민철까지 5선발을 확정했다. 니퍼트가 개막에 맞춰 돌아오진 못했지만, 몸 상태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고 선발 로테이션이 다 돌기 전에는 니퍼트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어도 다음 주에는 kt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니퍼트는 2015년과 시작점이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결말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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