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오른쪽)가 맥기니스를 수비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자책골을 넣었지만 김민재는 신체 조건이 좋은 북아일랜드 선수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입증했고 교훈 또한 얻었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4일(한국 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9차전, 10차전에 출전했던 김민재는 11월 A매치 땐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1월 터키 전지훈련에선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만 상대했다.

장현수와 호흡을 맞춰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김민재가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입증할 시험대였다. 당당한 신체 조건과 빠른 발,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는 수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민재는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상대가 공을 잡는 타이밍에 맞춰 순간적으로 압박했다. 몸싸움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았고 제공권도 좋았다. 전반 종료 직전 북아일랜드가 수비에서 단번에 넘겨준 패스에 따라붙어 걷어낸 것은 김민재의 주력을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전반 20분 김민재가 자책골을 기록했지만 개인의 문제는 아니었다. 북아일랜드가 한국의 수비벽이 움직이지 못하게 막아둔 뒤 짧은 패스를 연결하는 창의적인 세트피스를 준비해왔다. 김민재는 재빠르게 반응해 북아일랜드의 크로스에 반응했지만, 몸이 골문 쪽을 향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크로스가 워낙 강해 어쩔 수 없었다.

자책골 이후에 대처가 오히려 더 빛났다. 김민재는 위축되지 않고 경기를 펼쳤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경기였다.

문제는 경기 후반의 집중력이었다. 체력이 점차 떨어진 후반 막판 집중력이 저하됐고 실수가 이어졌다. 후반 41분 장현수가 워싱턴과 몸싸움에서 지면서 공간을 줬고, 김민재가 커버 플레이를 하려고 움직이다가 공간을 줬다. 폴 스미스가 김민재가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공을 쳐 놓고 강력한 땅볼 슛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적으로 김민재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더 빠르게 대처했다면 다른 결과를 낼 수도 있었다.

김민재는 실점 직후 공을 빠르게 처리하지 못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걷어차는 등 흔들리기도 했다. 역전 이후 흔들린 기색이 여실히 느껴졌다.

수비수는 한순간의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포지션이다. 공격수가 한 번 빛나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해야 하는 반면, 수비수는 90분 내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제 몫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혹한 일이지만 수비수의 운명이다. 후반 막판 실점은 김민재에게 분명한 교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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