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시 멈춘 김신욱, 다시 빛나려면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지난 A매치 4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대표 팀 주전 공격수로 우뚝 섰던 김신욱이 북아일랜드와 경기에선 조용했다. 빛났던 김신욱은 왜 침묵했을까. 그리고 월드컵 무대에서도 빛이 나기 위해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

한국은 24일 오후 11시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윈저파크 국립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 경기에서 1-2로 졌다. 전반 권창훈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2골을 내줘 무너졌다. 

대표 팀 공격 에이스는 손흥민이지만,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7골을 기록한 김신욱도 북아일랜드전 큰 기대를 받았다. 득점을 기대했던 김신욱은 경기 내내 보이지 않았다. 

북아일랜드전은 앞서 김신욱이 활약했을 때와 상황이 달랐다. 김신욱은 196cm의 신장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에선 압도적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과 올해 초 터키 안탈리아에서 상대했던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를 상대로는 신체적인 강점을 활용할 수 있었다. 

반면 북아일랜드는 수비 조직력이 좋은 팀이고, 김신욱과 직접적으로 몸을 부대끼며 싸워야 할 센터백 신장이 좋았다. 개러스 매콜리는 195cm, 조니 에반스는 188cm인데, 두 선수 모두 거칠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다. 김신욱이 공중볼을 홀로 다퉈야 할 김신욱은 체격이 좋은 두 명의 센터백 사이에서 고립됐다. 

주변 동료들도 달랐다. 국내파로만 구성됐던, 동아시안컵과 터키 안탈리아 평가전 당시엔 주로 측면을 활용한 크로스가 많았다. 당시엔 유럽파 기성용, 손흥민, 권창훈이 없었지만 유럽파가 합류한 북아일랜드전은 공격작업이 확연히 달랐다. 

▲ 김신욱(18번)의 높이는 분명 대표 팀에 긍정 요소다. ⓒ연합뉴스

권창훈, 이재성 모두 안쪽으로 좁히는 유형의 선수이고, 손흥민과 서로 2선에서 짧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만들어가는 타입이다. 김신욱이 신장에 비해 발이 좋다고 하더라도, 빠르게 움직이고 패스를 주고받는 플레이에선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양질의 크로스를 줄 선수도 부족했다. 김신욱은 소속 팀 전북 현대에서 김진수와 이용에게 양질의 크로스를 받는다. 하지만 김진수는 전반 32분 무릎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상주 상무에 입단한 김민우는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김신욱과 호흡이 잘 맞고, 크로스가 좋은 이용도 이날 따라 크로스의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다. 애초에 김신욱의 강점을 살려줄 크로스가 부족했다. 

기회는 적어도 최전방 공격수라면 기회를 살려야 한다. 이날 김신욱은 2번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전반 25분 기성용의 침투 패스에 이어 이용의 논스톱 크로스가 절묘하게 흘렀는데, 김신욱 헛발에 그쳤다. 

후반 34분 이용, 황희찬, 이재성에 이어진 패스 이후 김신욱에게 완벽한 크로스를 내줬지만 김신욱의 슛이 수비에 막혔다. 김신욱의 강점을 살리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간헐적으로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건 생각해야 할 장면이다. 

김신욱의 강점은 결국 높이다. 북아일랜드를 상대로 공격적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수비적으로는 공헌도가 있었다.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체격 좋은 스웨덴과 독일과 경기를 치른다. 수비 상황에서는 김신욱의 높이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한국의 공격이 손흥민과 권창훈, 이재성의 패스 앤 무브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김신욱이 전방에서 싸워주고 공간을 벌리는 미끼가 되는 게 중요하다. 신체적 강점을 활용한 수비와 간헐적으로 찾아온 찬스를 득점으로 만들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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