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 로날트 쿠만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예상 외 네덜란드의 완승. 축구가 '팀 스포츠'라는 것을 입증하는 경기였다.

포르투갈은 27일(한국 시간) 스위스 제네바 스타드드주네브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친선 경기에서 0-3으로 대패했다.

축구의 진면목을 보여준 경기였다. 킥오프 전 예상은 포르투갈의 우세가 예상됐다. 포르투갈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반면, 네덜란드는 유럽 지역 예선에서 A조 3위에 그치면서 본선행에 실패한 상황이었다. 지난 친선 경기에서도 포르투갈은 이집트를 2-1로 꺾었지만, 네덜란드는 잉글랜드에 0-1로 패했다. 네덜란드가 잉글랜드 전에서 보여준 경기력도 그리 특별할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네덜란드는 스쿼드 전체의 약화가 지적됐다. 아르연 로번, 베슬리 스네이더르, 로빈 판 페르시 등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팀을 결승과 4강으로 이끌었던 선수들이 이제 선수로서 황혼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대신할 선수들의 등장은 더디기만 했다.

▲ 포르투갈을 무너뜨리는 네덜란드.

축구는 11대11의 싸움이란 것을 네덜란드가 증명했다. 네덜란드는 전반에만 3골을 기록해 손쉽게 승리를 잡았다. 조직력의 힘이었다. 포르투갈에게 점유율은 내줬지만, 스리백을 중심으로 한 네덜란드의 수비진은 매우 견고했다. 역습은 과감하고 적극적이었다. 수비력은 유지하면서도 역습은 포르투갈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전반 11분 도니 판 더 베크의 도움을 받은 멤피스 데파이가 첫 번째 득점을 올렸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을 과감하게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전반 32분엔 라이언 바벨이 추가 득점했다. 또 오른쪽 측면이었다. 마티스 더 리트가 올려준 크로스를 바벨이 머리로 마무리했다. 더 리트는 스리백의 일부로 출전한 선수지만 기회가 될 땐 적극적으로 공격에도 전개했다. 전반전 추가 시간엔 피르힐 판 데이크가 오른쪽에서 크게 넘어온 프리킥이 헤딩에 맞고 떨어지자, 발로 골문 구석을 노려 정확한 슛으로 쐐기 골까지 뽑았다.

3골의 리드를 잡은 네덜란드는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지 않고 무실점 경기를 노렸다. 대신 여러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면서 기량을 점검하는 데 역점을 맞췄다. 끝까지 수비 조직력은 견고했다. 최후의 보루 야스퍼 실러센의 선방도 좋았다. 중거리 슛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후반 44분 결정적인 곤살루 게데스의 헤딩 슛을 걷어내는 등 좋은 선방을 펼쳤다.

전력에서 열세라고 할 수 있는 네덜란드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었다. 지난 2월 위기의 네덜란드를 구하기 위해 지휘봉을 잡은 로날트 쿠만 감독은 2번째 경기에서 '대어'를 낚았다. 네덜란드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을 찾았고 조직력을 다졌다.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에도 약점은 있다. 마찬가지로 수비적인 팀을 만났을 때 골을 넣을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네덜란드에는 그것이 과제로 남았지만, 확실한 전술적 콘셉트를 보여줬다. 팀이 먼저 빛나고 선수 개개인의 활약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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