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 케인과 에릭센(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3년 연속 리그 득점왕을 향한 해리 케인(24, 토트넘 홋스퍼)의 집념이 대단하다. '제소 고려'에 "딸의 목숨까지 건다"는 그의 강력한 의지와 이를 지켜보는 '득점의 원주인공' 크리스티안 에릭센(26, 토트넘 홋스퍼)의 마음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토트넘은 지난 7일(이하 한국 시간) 스토크시티와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토트넘이 2-1로 이겼고, 4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문제는 후반 17분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에릭센이 프리킥을 올렸다. 케인이 쇄도해 헤더하는 장면 이후 자신의 득점인마냥 세리머니를 했다. 

토트넘 동료들은 '자신의 득점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케인을 축하했다. 지난 3월 12일 본머스와 리그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이후 리그에서 득점이 없었던 케인이 마수걸이 골을 기록한 것에 대한 팀원들의 축하는 뜨거웠다. 

문제는 에릭센의 크로스가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 케인의 몸을 맞지 않았다는 것. 주심은 에릭센의 득점으로 인정했다. 득점 선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29골)를 5골 차로 쫓기에 바쁜 케인으로선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사단을 크게 키운 건 케인의 대응이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와 '가디언'에 따르면 케인은 주심의 이 판정에 불만을 품었고 "제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더불어 케인은 "터치가 있었다"며 억울하다는 의사와 함께 "내 딸의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고 주장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해프닝으로 끝날 이야기가 큰불처럼 번졌다. 케인이 앞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경기에서 이겼다는 것"이라는 말한 사실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시즌 내내 케인의 최고 도우미로 활약한 에릭센의 생각은 어떨까. 에릭센은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만약 케인이 터치가 있었다고 한다면, 그가 볼을 건드린 것이고 그의 득점이 맞다. 만약 그들(주심)이 그대로 들어갔다(케인의 터치가 없이)고 하면 그대로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경기를 이긴 것"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에릭센의 말대로 토트넘은 최근 리그 12경기에서 지지 않은 등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유벤투스에 져 탈락했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FA) 준결승에 올라있고 리그 TOP4도 유력하다.  

케인이 자신의 득점(터치)을 강조하면서 "딸의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고 말한 사실에 에릭센은 "논쟁의 여지가 많다"고 인정했다. 한편으로는 씁쓸한 감정이 들 법도 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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