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정우람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9일 현재 KBO리그 세이브 성공률은 불과 61.6%다.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이 기록을 집계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김세현(KIA) 정찬헌(LG) 장필준(삼성) 등 각 팀의 마무리들이 무너진 결과다.

한화는 9회가 무섭지 않은 팀이다. 마무리 투수 정우람 덕분이다. 정우람은 18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17번째 세이브를 해내면서 이 부문 구원 선두를 질주했다. 18차례 세이브 기회에서 블론세이브가 단 한 개. 세이브 성공률이 무려 94.4%다.

평균자책점은 0.92,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0.81로 역시 특급이다. 정우람의 선수 경력을 통틀어서 가장 좋은 페이스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정우람이 등판하는 9회는 매우 편안하게 볼 수 있다”고 웃는다.

이번 시즌 한용덕 감독은 정우람을 쓰는 방법에 원칙을 세워 뒀다. 첫째는 이닝, 둘째는 등판 간격이다. 시즌 전 한 감독은 “정우람을 1이닝 이상 안 쓸 것”이라고 공언했다. 등판 간격에 대해서도 확고하다. 한 감독은 “3연투는 없다. 단 이틀 동안 투구 수가 40개가 되지 않았을 땐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은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정우람이 출전한 21경기에서 1이닝 이상 던진 경기는 지난달 25일(1⅓이닝) 단 하루다. 사흘 연투는 두 차례. 모두 앞선 두 경기 투구 수가 40개가 안 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결정했다. 3연투를 마친 지난 11일엔 아예 정우람을 불펜이 아닌 더그아웃에 앉혀뒀다. 한 감독은 “출근을 시키지 말 걸 그랬다”고 했다.

정우람은 “마무리 투수는 1이닝이 정답이다. 그때 가장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며 “감독님과 송진우 투수 코치님께서 세심하게 관리하고 지도해 준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 찰떡궁합 배터리 정우람(왼쪽)과 최재훈. ⓒ한희재 기자

다른 불펜 투수들의 선전이 있었기에 한 감독은 부담 없이 원칙을 지킬 수 있었다. 안영명, 송은범, 이태양 등 선발에서 중간 투수로 보직을 옮긴 베테랑 선수들을 비롯해 서균, 박상원, 박주홍 등 새 얼굴들이 불펜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한화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3.24로 독보적인 1위다.

정우람은 “내가 잘했다고 해서 만들어진 기록이 아니다. 모든 선수가 자기 위치에서 잘해 준 결과다. 그래서 팀 분위기가 좋고 기회가 많이 왔다”며 “지금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는 분위기”라고 공을 돌렸다.

포수 최재훈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한화로 온 최재훈은 누구보다 정우람을 잘 안다. 영리한 투수 리드와 안정적인 블로킹으로 정우람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최재훈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정)우람이 형을 세이브 왕으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세워 뒀다. 올 시즌 벌써 19경기에 호흡을 맞췄다. 이 때 평균자책점은 불과 0.54다. 정우람은 호투를 할 때마다 “최재훈의 리드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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