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케츠)은 리그 최정상급 공격력을 보유했다. 스텝백 3점슛, 드리블, 2대2 게임, 패스, 돌파까지 못 하는 게 없다. 이번 정규 시즌 평균 30.4점 5.4리바운드 8.8어시스트 FG 44.9%로 리그 득점 1위에 이름을 올린 이유다. 

공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문제가 많은 선수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비에서 전혀 힘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매치업 상대가 바로 옆에 있어도 막지 않고 방관하기도 했다. 수비하지 않는 하든에게 비판 여론도 거셌다.

그러나 23일(한국 시간) 열린 휴스턴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2018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 4차전에서는 달랐다. 하든이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자랑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휴스턴은 4쿼터 접전 끝에 95-92로 이겼다.

1쿼터에 9점 1어시스트 1스틸 1블록으로 예열한 하든은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2쿼터에 15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수비도 좋았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시리즈 내내 하든의 수비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특히 케빈 듀란트와 스테픈 커리가 하든을 상대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는 중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하든은 2쿼터 막판 두 번이나 듀란트를 괴롭혔다. 2쿼터 종료 1분 48초를 남기고 닉 영이 듀란트에게 패스하는 걸 가로챘다. 이후 포제션에서 듀란트의 드리블을 다시 한번 스틸해 득점을 만들었다. 4쿼터에는 커리 수비에 집중했다. 커리와 스위치 상황에서 끝까지 견제했다. 

기록으로도 하든의 존재감이 빛났다. 그는 공을 쳐내 아웃을 만들거나 패스를 방해하는 디플렉션(deflections)을 7번이나 기록했다. 이는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수치. 또한 루즈볼을 3번이나 따냈고, 상대의 슛을 10번이나 콘테스트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박스아웃도 8번 참여해 제공권 싸움에 힘이 되었다.

하든이 수비에서 빈틈을 드러내지 않자 휴스턴의 수비 조직력도 상승했다. 스위치 디펜스가 물 흐르듯 흘러갔다. 골든스테이트가 3쿼터에 34-17로 앞섰지만 4쿼터 12-25로 밀린 이유다. 

경기 후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수비를 펼쳤다"라고 칭찬했다. 트레버 아리자도 "수비는 우리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마지막 조각이었다. 특히 우리는 4쿼터에 수비를 잘했다. 수비로 리드를 챙길 수 있었고, 이는 승리까지 이어졌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하든은 이번 시리즈 들어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펼쳤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과연 하든이 시리즈 내내 4차전 수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스테픈 커리(오른쪽)를 수비하는 제임스 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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