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복귀전에서 모두를 놀라게 한 한화 김범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4일 한화 왼손 투수 김범수가 뿌린 공은 최고 시속이 151km까지 나왔다.

공 하나가 아니었다. 이날 김범수의 패스트볼은 줄곧 시속 140km 후반대를 넘겼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김범수가 던진 공 16개 가운데 4개가 150km를 넘었다. 

좌완 파이어볼러는 왼손 타자들에겐 악마. 5-3으로 앞선 8회에 등판한 김범수는 4번 타자 김재환, 5번 타자 박세혁, 6번 타자 오재원까지 두산 왼손 라인을 땅볼과 삼진 2개로 간단하게 처리하면서 마무리 투수 정우람에게 바통을 넘겼다. 팀이 5-3으로 이겼고 김범수는 시즌 2번째 홀드를 챙겼다.

김범수는 빠른 공으로 데뷔했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았던 투수다. 그래서 매 시즌 구속을 줄이고 제구를 잡으려는 노력을 했다. 올 시즌 평균 구속은 시속 143.4km. 원래 구속을 유지하고 제구까지 잡은 이날 김범수는 예전과 달랐다.

경기가 끝나고 한용덕 한화 감독은 “(김)범수가 마운드에 올라 깔끔한 피칭을 해 줬다. 속이 시원했다”고 고무됐다.

김범수는 올 시즌 1군에서 단 5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다. 시즌 초반 제구가 잡히지 않고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2군에 강등된 뒤 올라오지 못했다.

그러나 2군을 다녀온 뒤 환골탈태했다.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신인 박주홍을 대신해 1군에 올라온 김범수는 권혁, 박정진 등 기존의 필승조가 없는 상황에서 박주홍이 맡았던 왼손 불펜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는 이미 김범수의 이 같은 활약을 예견하고 준비시키고 있었다. 송진우 투수 코치는 최근 불펜에 대해 “너무 잘해 주고 있어 바꿀 게 없다. 뺄 선수가 없다”고 하면서도 “2군에서 김범수를 준비시키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용덕 감독과 한화 코칭스태프의 걱정은 여름철 체력 저하. 한화뿐만 아니라 모든 팀의 걱정이다. 한화는 이를 대비해 김범수를 비롯한 퓨처스리그 전력들을 계속해서 점검하고 준비해 뒀다.

▲ 송 코치가 주목하고 있는 한화 신인 이승관. 실전 투구에서 시속 145km짜리 패스트볼을 던졌다. ⓒ곽혜미 기자

송 코치는 “감독님과 상의를 해서 결정할 부분이지만 2군에 예비 전력으로 심수창 김경태가 있다. 그리고 신인 투수 이승관이 145km까지 던졌다고 하더라고 해서 주목하고 있다”며 “다만 1군에선 구위만 보는 게 아니다. 1군은 시험하는 곳이 아니라 성적을 내야 하는 곳이다. 주자 견제 등 다른 능력도 완성돼야 한다. 그런 부분을 정민태 퓨처스리그 투수 코치와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수창은 개막 엔트리에서 출발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지난 3월 30일 말소됐다. 퓨처스리그 최근 10경기에서 11.2이닝 동안 1패 5세이브 12탈삼진, 평균자책점 3.86, 피안타율 0.175로 구위를 끌어올렸다. 오른손 불펜 투수들이 지쳐 있거나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가장 먼저 콜업될 수 있다.

송 코치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한 이승관은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번으로 한화에 입단한 기대주다. 퓨처스리그에서 성적은 10경기 평균자책점 6.17로 좋지 않지만 145km짜리 묵직한 공을 던졌다는 소식을 2군 코칭스태프가 1군에 전달했다.

이번 시즌 한화엔 유독 새 얼굴이 많이 등장했다. 마운드에선 1군 필승조로 활약한 박주홍을 비롯해 사직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진욱, 정근우가 부진에 빠져 있을 때 2루를 대신 맡았던 정은원 등이다. 세 선수는 모두 올 시즌 신인. 김진욱과 정은원은 19살이다. 퓨처스 코칭스태프가 정성 들여 관리하고 가르친 결과다.

송 코치는 “2군은 우리 팀의 요람 아닌가. 그래서 정민태 투수 코치와 자주 전화하고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며 “정 코치가 정말 관리를 잘해 주고 있다. 어려운 일인데 정말 고맙다”고 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