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이 골을 터뜨렸다. ⓒ한희재 기자
▲ 손흥민이 골을 터뜨렸다. ⓒ한희재 기자
▲ 손흥민이 골을 터뜨렸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유현태 기자] 최전방에 둔다고 손흥민이 정통파 스트라이커가 될 순 없는 법. 손흥민은 측면과 후방으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공간을 찾았고 결국 1골을 만들었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KEB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후반 15분 손흥민, 후반 27분 문선민이 연속 골을 기록했다.

주장 기성용이 허리 통증으로 결장한 가운데 주장 완장을 찬 것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였다.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었고, 이미 한 차례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손흥민은 충분히 자격이 있었다.

전술적으로도 손흥민의 무게감을 매우 크다. 다수 외신들이 신태용호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손흥민을 고르는 데는 망설임이 없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2골을 넣은 공격수는 어떤 팀에라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신태용호의 가장 중요한 과제 역시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다. 이미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A매치에서 측면과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로 공간을 활용하는 법을 익혔다. 권창훈(디종), 이근호(강원FC) 등 주전급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새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것이 부담이었다.

아직 호흡은 완벽하지 않다. 이번 경기에는 이승우, 주세종, 고요한, 이청용 등 3월 A매치에 가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아직 발을 맞출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 대신 그 실마리는 찾을 수 있었다.

손흥민은 기본적으로 중앙 지역에 위치하지만, 공을 받을 때는 측면으로 움직이면서 받았다. 위협적인 공간은 상대 풀백과 센터백 사이 공간이다. 손흥민은 등을 지는 플레이보다 돌파에 이은 마무리가 특기인 선수. 센터백을 끌고 나오고 측면으로 움직이면서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했다. 긴 시즌을 마치고 몸에 완벽하지 않은 듯 몇 차례 터치와 드리블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손흥민의 움직임은 동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손흥민의 중앙에서 측면으로 이동하면 중앙 수비수가 뒤를 쫓아 움직인다. 수비수 사이 공간을 벌리면서 조직을 깨뜨릴 수 있는 것이 손흥민이 빠질 때 이점. 투톱 파트너 황희찬 또 이승우, 이청용 등 측면 공격수들이 손흥민이 빠져나간 공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은 중앙에서 만들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공격을 주도하기 시작하자 손흥민은 최전방에 황희찬을 두고 공격 2선으로 자주 내려왔다. 중앙 수비수들은 손흥민을 따라붙기 어려웠다. 직접 따라갈 경우 뒤에 공간을 많이 노출하기 때문. 손흥민은 영리하게 공을 잡고 돌아선 뒤 직접 돌파를 시도하면서 강력한 슛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득점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후반 15분 이승우가 밀어준 패스를 받을 때 손흥민의 위치는 페널티박스 정면이었다. 거리가 있었지만 손흥민은 여유가 있었다. 공을 잡아놓고 강력한 슛으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손흥민은 후반 23분에도 김영권의 패스를 후방까지 내려와 받은 뒤 전진하면서 다시 슛으로 연결했다. 온두라스 수비수들은 쉽게 달려들지도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못했다. 골키퍼 정면으로 간 것이 옥에 티.

손흥민을 최전방에 둔다고 해도 그 장점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위치에 따라 장점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스트라이커지만 폭넓게 움직이고 공간을 활용할 때 파괴력이 배가되는 손흥민의 활용법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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