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한용덕 한화 감독은 정근우의 부상이 생각보다 크다는 비보를 접했다. 8일 취재진을 만나 무겁게 입을 열었다. “정근우가 4주에서 6주를 빠져야 한다. 속이 상한다. 괜히 호사다마라는 말을 썼나 보다”고 안타까워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많아 부상이 잦을 것이라는 한 감독의 예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맞아떨어지고 있다. 권혁의 회복이 더디고 양성우와 김태균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정근우까지 이탈했다. 최근 4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던 백창수 마저 7일 경기에서 엄지손가락에 미세한 통증이 생겼다. 강경학 김회성 최진행 등 백업 선수들을 타선에 배치한 8일 한 감독은 “미친 선수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한 감독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진 것일까. 이날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 경기에선 미친 선수가 한 명 나왔다. 타격 부진에 빠져 있는 하주석을 대신해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 출전한 강경학이다. 첫 번째 타석과 두 번째 타석으로 SK 특급 외국인 앙헬 산체스를 무너뜨렸고 경기 흐름을 한화쪽으로 가져왔다.

0-1로 뒤진 1회 첫 타석에서 강경학은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볼 카운트 2-0에서 시속 149km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 2016년 4월 6일 대전 NC전 이후 무려 793일 만에 아치를 그렸다. 2회 2루타는 홈런보다 더 값졌다. 강경학은 볼 카운트 1-2에 몰렸지만 4구 154km 패스트볼을 커트하고, 5구 140km 체인지업을 커트했다. 6구 140km 볼은 골라 냈고 7구째 시속 142km 체인지업을 또 파울로 걷어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걷어 낸 강경학의 노림수는 커브였다. 8구 130km 커브가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우익수 오른쪽으로 보내 3루 주자 이용규를 불러들였다.

공 8개를 던지고 강경학을 잡지 못한 산체스는 흔들렸다. 이성열에게 볼 3개를 연달아 던졌다가 볼 카운트 3-1에서 홈런을 맞았다.

네 번째 타석에서 안타까지. 강경학은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가 하나 모자른 만점 활약을 펼쳤다.

원래 한화 주전 유격수 하주석은 올 시즌 타율 0.231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다. 최근 타율은 0.171로 더 심각하다. 그의 표정엔 스트레스가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한 감독은 그를 빼지 못했다. “공격은 몰라도 수비에서 대체 불가”라고 말했다.

타석에서 펄펄 난 강경학은 수비에서도 파이팅이 넘쳤다. 2회 정진기의 강습 타구를 잡아 내고 5회 노수광의 안타성 타구는 몸을 날려 낚아 챘다. 아웃을 시키진 못했으나 공을 향한 집념을 보여 준 수비였다. 9회까지 유격수를 책임지면서 하주석 못지않은 안정감을 자랑했다. 7-5 승리에 당연한 수훈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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