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유강남에게 6월은 곧 반등의 시작이다. 2016년에도 2017년에도 그랬듯 올해도 6월 들어 상승세가 시작됐다. ⓒ 곽혜미 기자
▲ LG 유강남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이달 초 갑작스레 더워진 날씨에 훈련을 시작하는 LG 선수들은 강한 햇살을 피하려 다들 얼굴을 찡그렸다. 그날 유강남이 멍하게 하늘만 바라보고 있던 건 그저 더워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날, 2일 넥센전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은 유강남에게 "빗맞아도 자기 스윙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유강남은 2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LG가 넥센을 8-0으로 꺾은 3일에는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8회 3-0을 5-0으로 만드는 2타점 2루타를 때리고는 2루 베이스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 

3월 28일부터 4월 24일까지 유강남은 2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4월까지 타율은 0.340에 홈런은 8개였다. 4월 한때 타율이 0.377까지 오른 적도 있다. 그런데 5월을 마쳤을 때 그의 타율은 0.265였고, 이달 7일에는 0.249가 됐다. 

시원한 2루타를 치고도 웃지 않았던 유강남이 이제 미소를 찾았다. 유강남은 LG가 9-5로 이긴 8일 대구 삼성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7-5로 쫓기던 상황에서 승리를 확신하게 만드는 2점 홈런. 4월 29일 후 40일 만에 손맛을 봤다. 

▲ LG 유강남 ⓒ 한희재 기자
유강남의 타격감이 살아났다는 건 타구 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중견수 박해민의 스파이더맨 수비에 걸렸지만 3회 삼성라이온즈파크 가운데 담장을 직접 때릴 만한 대형 타구를 날렸다. 

LG는 7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하다 8회 대거 6점을 뽑아 승세를 굳혔다. 이때 유강남의 안타 하나가 발판이 됐다. 무사 1루에서 최충연의 슬라이더를 당겨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강하게 뚫었다. 

유강남은 타구를 확인한 뒤 박수를 치며 웃었다. 2타점 2루타에도 만족하지 못했던 일주일 전과 대비됐다. 

약속의 6월이다. 지난해도 지지난해도 그랬다. 

유강남은 지난해 6월 중순 1군에 복귀했다. 말소는 5월 28일 팀의 대규모 엔트리 조정 때였다. 당시 그의 타율은 0.176까지 떨어졌다. 1군 복귀전은 6월 16일 KIA전, 여기서 홈런을 쳤고 6월 11경기 타율 0.359, 3홈런으로 완전히 살아났다. 

2016년에는 6월 12경기 타율 0.441, 4홈런을 기록했는데 슬라이딩하다 어깨를 다쳐 1군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올해도 6월은 느낌이 좋다. 한숨에서 박수로, 무표정에서 미소로. 유강남도 기분 좋게 6월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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