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KIA 타이거즈에서 필승조로 나서고 있는 임기영(왼쪽)과 김윤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는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불펜의 사정은 조금 어렵다.

KIA는 12일 SK전을 앞두고 비상등이 켜졌다. 선발 헥터 노에시가 장염 증상으로 인해 선발 등판을 할 수 없게 된 것. 김기태 KIA 감독은 황인준에게 통산 첫 1군 선발 등판 임무를 맡겼다. KIA는 황인준이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임기영이 3⅓이닝 무실점, 김윤동이 2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4-0, 기대 이상의 승리를 따냈다.

불펜들의 활약에 이겼지만 무작정 웃을 상황은 아니다. KIA는 지난 2일 윤석민이 1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임기영이 롱릴리프와 필승조로 나서고 있다. 1군 선발 자원이 1명 늘어나 불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달 25일 마무리 김세현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고, 이달 8일에는 임창용도 갑자기 1군에서 말소되면서 필승조에 구멍이 많아졌다.

형들이 비운 자리만큼 임기영과 김윤동의 등판 일지도 빽빽해지고 있다. 임기영은 지난달 30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 것을 마지막으로 이후 4경기에 구원 등판하고 있다. 넥센전에서 97개를 던진 뒤 사흘 쉬고 3일 두산전에 나와 1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30개를 던졌다. 이후 5일 KT전(1이닝 16개), 9일 롯데전(3이닝 53개), 12일 SK전(3⅔이닝 63개)까지 계속 등판 간격에 비해 투구수가 많다.

김윤동은 롱릴리프가 아니라 확실한 필승조인 만큼 임기영처럼 투구수나 이닝이 많지는 않지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등판이 많다. 임기영은 3일 두산전 46개(2이닝)를 던진 뒤 6일 KT전(1이닝 27개), 7일 KT전(1이닝 24개), 9일 롯데전(⅓이닝 28개), 12일 SK전(2⅓이닝 40개)까지 등판해 5경기에서 2세이브 2홀드(평균자책점 5.40)를 따냈다.

KIA에 이 두 명을 제외하고는 믿고 길게 이닝을 맡기거나 타이트한 상황을 지켜줄 투수가 없다는 것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길게 봐도 우려 사항이다. 김세현이 말소된 지난달 25일 이후 KIA는 팀 불펜 평균자책점 7위(5.07)를 기록하고 있는데 심동섭(4경기 평균자책점 13.50), 이민우(2이닝 평균자책점 9.00) 등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디다.

5위로 상위권을 부단히 쫓아가야 하는 팀 상황은 그리 여유있지 않다. 결국 김세현과 임창용이 1군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KIA가 이기기 위해 임기영과 김윤동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도 이 둘의 투구와 이닝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터. 김세현과 임창용이 빨리 복귀해야 하는 것은 물론, 투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팀 성적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K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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