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청주 LG전에서 6회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는 김민우. ⓒ 곽혜미 기자
▲ 한용덕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한화 한용덕 감독은 기로에 놓였다. 선발 김민우가 6회 위기에 빠지자 교체와 신뢰 사이에서 고민했고 선택은 후자였다. 

4-5로 끌려가던 6회초 김민우는 1사 1, 2루에 몰렸다. 송진우 투수 코치가 마운드로 향해 김민우와 짧은 대화를 나눈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악화했다. 정주현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가 됐다. 

김민우의 투구 수가 96구에 다다른데다 상대 타자는 LG 이형종이었다. 그러나 한용덕 감독은 무심히 마운드를, 그라운드를 지켜봤다. 김민우는 이형종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았지만 오지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실점하고 말았다. 한화는 4-6이 되서야 투수를 바꿨다. 

8회 이성열의 동점 2점 홈런, 9회 송광민의 끝내기 홈런이 터진 덕에 한화는 9-6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타선에 불이 붙지 않았다면 6회 1점을 더 내준 걸 후회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한용덕 감독은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22일 NC와 경기에 앞서 "어린 투수들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한계 투구 수도 늘려야 한다"며 김민우의 교체 시점을 늦춘 배경을 설명했다. 

해봐야 안다. 맞아 봐야, 막아 봐야 노하우도 쌓인다는 생각이다. 한용덕 감독은 "위기 상황을 본인이 자꾸 경험하면 대처 능력도 자란다. (김민우가)예전에는 못 이겨냈만 지금은 노하우가 쌓였다. 포수도 그렇지만 투수도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불펜이 지키는 경기가 많은데 여기서 선발이 버티지 못하면 더 힘들어진다. 불펜 투수들의 과부하를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교체 타이밍을 뒤로 보고 참고 기다렸다"고 얘기했다. 

22일 선발투수 윤규진이 7회까지 102구를 던지고도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한용덕 감독의 구상에 한화의 1년은 144경기가 아니다.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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