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감독이 방송에서 나오는 가상 스트라이크존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린 8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 김태형 감독이 경기 중계를 위해 구장을 방문한 정민철 해설위원에게 "1cm씩 옆으로 넓혔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이 정 위원에게 말한 것은 중계 때 나오는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이다. KBO 리그 중계나 메이저리그 중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임의의 스트라이크존. KBO 리그를 중계하는 방송사들은 홈플레이트 위에 가상의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면서 편의를 제공한다.

KBO 리그 공식 야구 규칙에는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한다. 스트라이크존은 투구를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고 명시돼있다.

이론적인 스트라이크존과 현실 스트라이크존은 다르다. 최근 몇 년 동안 KBO 리그를 괴롭힌 타고투저를 줄여보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현실 존은 변화했지만 중계에서 보여지는 스트라이크존은 야구 규칙에 명시된 존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방송사마다 중계 스트라이크존이 다르고 기술도 차이가 있다. SPOTV 전성후 전 제작 팀장은 방송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통일된 기준은 없다"고 밝혔다. 전 팀장은 "스포츠 통계 기업 스포츠투아이를 이용하는 회사는 같다. MBC스포츠플러스 경우는 자체 제작 기술이 있다. 공이 들어오는 각도에 따라 방송사마다 판정이 다를 수 있다. 방송에서 나오는 스트라이크존은 통일돼 있지 않아,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방송국에서 보여주는 스트라이크존이 좁다. 조금 넓힐 필요가 있다. 포심 패스트볼의 경우는 벗어난 공은 빠졌다고 볼 수 있는데, 변화구는 보는데 차이가 있다. 위아래보다는 양옆으로 존을 조금 넓힐 필요가 있다. 시청자들에게는 보는 재미를 주지만, 심판들의 판정에도 영향을 준다고 본다"며 건의사항을 말했다.

중계를 보다 보면 주심들 변화구 스트라이크 판정이 중계방송에서 보여주는 스트라이크존과 크게 다른 경우들이 있다. 김 감독은 "방송에서 나오는 타이트한 스트라이크존 좌우 기준에 심판 판정이 영향을 받는다"는 메시지와 함께 변화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한 셈이다.

방송사마다 통일된 기준을 갖고 함께 조절한다면 김 감독 건의사항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방송사마다 다른 기술을 바탕으로 중계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하고 있다. 중계에서 보여지는 스트라이크존을 김 감독 건의대로 넓히는 일은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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