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게임서 깊은 부진에 빠져 있는 김현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정철우 기자]한국 야구의 운명을 건 승부가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30일 일본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올라 온 상황. 또 한번의 패배는 사실상 결승전 탈락을 의미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선수들의 병역 특례를 떠나 KBO 리그에 대한 거품 논란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흥행 가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수 있다. '운명'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일본전은 완승이 필요하다. 적어도 2점 차 이상의 승리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이 일본에 완승을 거둘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이 있을까. 크게 세가지 필요 조건을 정리해 봤다.

△선취점

국제 대회에서 선취점의 중요성은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어느 팀을 상대하더라도 먼저 점수를 뽑고 들어가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방송사 해설 위원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승엽 KBO 홍보 대사는 "선취점을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취점을 먼저 낸다면 보다 쉽게 경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한일전은 전력면에서 한국이 앞서는 싸움이다. 아무리 일본이 야구 강국이라 하더라도 사회인 야구 선수들의 기량을 프로 선수들과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야구의 의외성의 스포츠다. 10%의 가능성이 90%의 확신을 무너트릴 수 있는 것이 야구다.

실력 차이가 나는 팀일수록 선취점이 중요하다. 점수를 뽑지 못하고 경기가 느슨하게 진행되다보면 몰리는 것은 한국이다. 마음이 급해지고 평정심은 흐트러질 수 있다. 어떻게든 먼저 점수를 뽑고 앞서 나가야 그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믿을맨'

이번 대회 한국의 최대 약점은 슈퍼 에이스의 부재다. 양현종을 제외하면 한 경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아직 일본전 선발로 어떤 투수가 나올지는 확실하지 않다. 최원태와 양현종 이용찬이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어떤 카드가 됐건 선발투수가 아주 긴 이닝을 던지긴 어렵다. 때문에 수준급 실력을 보여 주고 있는 불펜(3이닝)까지 가는 길목을 지켜 줄 투수가 필요하다.

두 번쨰 투수가 중요한 이유다. 선발이 흔들리는 기미만 보여도 교체 카드가 나올 확률이 높다. 이때 등판하는 두 번째 투수가 적정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끌어가야 한다. 이 교체 카드의 분위기 반전이 성공을 거둬야 일본의 기운을 눌러 놓을 수 있다.

△한 방

결정적인 홈런 한 방이 나온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가급적이면 이른 이닝에 나오는 것이 좋다. 선제점을 큰 것 한 방으로 만들어 낸다면 금상첨화.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한국 대표 팀에는 각 팀의 4번 타자만 4명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톱타자 이정후와 주전급 중 유일한 2할대 타자인 황재균의 장거리포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한 방이 터져나온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특히 부진했던 김현수 같은 선수들의 한 방이라면 더욱 힘을 낼 수 있다.

다만 일본의 낯선 투수를 상대로 노림수를 갖고 치기 어렵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수 싸움을 떠나 타고난 파워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KBO 리그 타고 투저의 이유를 증명해야 할 책임이 선수들에게 있다. 한 방으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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