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서울, 곽혜미 기자] 2019 KBO 신인 드래프트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NC 최재익, SK 최재성 쌍둥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0일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SK가 3라운드 전체 26번째로 북일고 투수 최재성을 뽑았다. 다음 차례 NC는 전체 27번째로 북일고 투수 최재익을 호명했다.

최재성과 최재익은 같은 학교 출신일 뿐만 아니라 같은 배에서 나왔다. 그것도 같은 날. 다시 말해 쌍둥이다. 최재성이 1분 먼저 태어나서 형, 최재익이 동생이다. 마치 태어났을 때처럼 이날 형이 먼저 프로가 됐고 1분 뒤 동생도 프로가 됐다. KBO에 형제 선수는 많지만 쌍둥이는 1982년 OB 원년 멤버였던 구천서-재서 이후 최서영-재익이 처음이다. 신인 드래프트에선 첫 사례다.

형 최재성은 "(드래프트 전에) 많이 이야기를 해 줘서 뽑힐 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둘이 바로바로 불려서 신기하다. 지명됐을 때 (최)재익이가 많이 불안해했는데 바로 재익이가 나와서 나도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동생 최재익은 "(구)승민이랑 재성이랑 천안북일고를 세 명이서 같이 갔는데 두 명이 먼저 불렸다. 그래서 불안하고 막막했는데 내 이름이 바로 나와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웃었다.

최재성과 최재익은 이란성 쌍둥이다. 마운드에선 확실히 구분된다. 최재성은 사이드암스로 투수로 제구력과 경기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최재익은 188cm 큰 키에서 시속 150km를 내리꽂는 파워피처다. 누가 더 야구를 잘했느냐는 물음에 최재성은 "올해는 내가 조금 더 좋았다"며 "가능성은 재익이가 더 좋다. 공도 빠르고. 난 경기 운영과 제구력이 장점"이라고 했다.

최재성과 최재익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함께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글러브를 꼈다. 배명중학교와 배명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지난해 나란히 천안북일고로 옮겼다. 최재익이 2월에, 최재성이 11월에 전학을 갔다. 잠시나마 떨어졌던 둘은 이젠 완전히 멀어진다. 형은 인천으로, 동생은 마산으로 가야 한다.

몸은 떨어지지만 쌍둥이는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 함께 프로 선수가 됐을 때를 상상하며 그림을 그렸다. 최재익은 "성영이와 선발로 붙어보고 싶다. 형제는 많은데 쌍둥이는 처음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쌍둥이를 인증하듯 동생도 같은 마음. "기회가 되면 한번 선발로 맞대결? 매번 생각했다"고 말했다. 단 조건이 있다. 최재익은 "마산에서 붙자"고 했다.

부모님은 긴 고생에 보람을 느낀 듯 연신 밝게 웃었다. 최재성과 최재익의 어머니는 "쌍둥이가 공부에 너무 지키길래 쌍둥이 아빠는 아이들이 야구 하기를 바랐다. 난 솔직히 안 좋아했다. 책 읽고 공부했으면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야구를 좋아했다"며 "어쨌든 아버지 덕분에 나에게 이런 영광이 오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최재익은 어머니에게 "지금까지 뒷바라지하느라 고생 많았고, 이제 우리가 해줄 차례이니까 편하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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