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월드컵 8강전에 나섰던 우루과이 베스트11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우루과이의 단단한 수비는 한국에 좋은 약이 될 것이다. 물론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쓸 수도' 있다.

한국 축구는 세계 무대에선 약팀에 속한다. 한 발 더 뛰는 축구와 빠른 공격 전환을 무기로 한다. 하지만 아시아 무대에선 다른 전술을 펼쳐야 한다. 아시아의 대다수 팀들이 한국의 전력을 경계해 수비적인 경기를 한다. 한국으로선 밀집 수비를 어떻게 공략하고, 역습에 어떻게 대비하는지가 하나의 중요한 과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1차 목표로 삼고 있는 '아시안컵'에서도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일본이나 호주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과 주도권 쟁탈전을 벌일 팀은 거의 없다. 심지어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팀으로 꼽히는 이란 역시 '선 수비 후 역습'이 장기다. 아시안컵 우승을 이루기 위해선 밀집 수비를 잘 공략하는 것이 필수다.

아시안컵을 앞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8일 파주NFC에 모여 우루과이전과 뒤이은 파나마전 준비에 돌입한다.

우루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에 오른 강호다.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갓 출범한 벤투호가 '잘한 점'을 찾기보단 '부족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로 봐야 한다.

▲ 독일전에서 기적을 만들었던 한국이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다시 한번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

우루과이의 최대 강점은 무엇일까. 일단 눈은 공격진에 쏠린다.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 에딘손 카바니(파리생제르맹) 투톱은 어떤 팀에서라도 탐낼 만큼 위협적인 선수들이다. 다재다능한 수아레스와 득점에 특화된 카바니 조합은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스타다.

하지만 우루과이의 팀 컬러를 고려하면 오히려 시선을 '수비'로 돌리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우루과이는 최근 7경기에서 불과 4실점만 했다. 이 가운데 월드컵 본선 경기가 5경기나 포함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2-1 승)에 1실점, '챔피언' 프랑스(0-2 패)에 2실점했다. 9월 A매치 때는 월드컵에서 한국을 2-0으로 이겼던 멕시코에 1골을 줬다. 경기는 4-1로 승리했다. 그 외에 모든 경기는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운영은 수아레스-카바니 조합에 어울리지 않게 화끈하지 않다. 오히려 끈끈한 스타일이다. 'A매치 123경기'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중심으로 한 수비진이 강점이다.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부상으로 이탈하지만 마르틴 카세레스(라치오),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스포르팅CP), 디에고 락살트(AC밀란) 등 주축 선수들은 한국에 온다.

세대 교체와 함께 로드리고 벤탄쿠르(유벤투스), 루카스 토레이라(아스날), 마티아스 베시노(인터밀란) 등이 꾸리는 중원도 활동량이 강점이다. 개인 기술은 갖추고 있지만 월드컵에서는 전진 패스 타이밍이 줄곧 늦는 등 창의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진 못했다. 대신 수비진을 보호하는 임무에는 강점이 있다.

한국으로선 강력한 수비진을 맞닥뜨린다. 칠레의 전방 압박에 기반한 경기 운영과도 차이가 있다. 상황이 허락할 땐 공격수부터 압박을 시도하지만, 보통은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을 내려놓고 조직부터 갖춘다. 공을 빼앗은 뒤 빠르게 전진해 득점을 노린다. 조별 리그에서 이집트(1-0 승), 사우디아라비아(1-0 승)를 꺾는 과정에서 공격은 그리 시원하지 않았다.

한국은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갓 출항했다. 아직 벤투 감독의 색을 입히는 과정이다. 벤투 감독은 칠레전에서 쉽지 않은 경기를 치르고도 지금의 경기 운영을 "100%"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루과이가 비록 강팀이라고 할지라도, 점유율과 빠른 공격 전환을 전술적 목표로 삼은 경기 운영은 유지할 것이다.

우루과이는 아시안컵에서 만날 팀들의 경기 운영을 미리 겪어볼 좋은 기회다. 솔직히 말해 우루과이보다 강한 수비력과 전술적 짜임새를 가진 팀은 아시안컵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역습에 대한 대비도 시험해보기 좋다. 수아레스는 없지만 카바니가 버틴 공격진의 무게감도 여전히 강력하다. 한국으로선 더없이 좋은 평가전 상대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남'보단 '스스로'를 잘 알아야 할 때다. 우루과이는 한국의 현 위치를 파악하게 해줄 좋은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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