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18-19시즌 첫 엘클라시코에서 FC바르셀로나에 1-5로 참패한 레알마드리드는 세 가지가 없었다. 골 결정력, 경기 집중력, 수비력이 부족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는 얘기다.

레알은 29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노우에서 열린 2018-19 스페인 라리가 10라운드에서 1-5로 졌다. 이론의 여지 없는 완패다. 

▲ 해트트릭을 기록한 수아레스는 치명적이었다


◆ 부실한 압박, 레알의 수비는 어정쩡했다

전반 11분 이반 라키티치의 롱패스에 측면 배후를 찔려 조르디 알바의 패스에 이은 필리페 쿠치뉴에 선제골을 내줬다.

선제 실점은 전술적 실점이자, 수비력 문제가 드러났다. 레알은 바르셀로나의 빌드업을 제어하기 위해 루카 모드리치가 전진하고, 측면 공격수 가레스 베일이 측면 커버를 위해 이동한 상황이었다. 

전진한 모드리치도, 후진한 베일도 자신의 임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지 못했다. 모드리치는 전진했을 때 바르셀로나는 제대로 압박하지 못했고, 베일은 배후가 어정쩡한 위치에서 수비 전환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반대로 바르셀로나는 공이 없는 상황에서 수비력이 빼어났다. 레알의 주중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야 할 이스코가 센터백 앞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관여해야 할 정도였다.

바르사의 전방 압박에 라모스와 바란, 나초, 카시미루는 제대로 공을 풀고 나오지 못했다. 전진한 마르셀루는 빼어난 개인 기술을 보였지만 외로운 경기를 했다. 

레알은 전반 30분 또 한번 수비 라인의 집중력 문제로 두 번째 골을 내줬다. 바란이 알바의 크로스를 향해 침투하던 루이스 수아레스를 놓쳤다. 추격 타이밍이 늦어 급하게 따라붙다가 다리를 걸어넘트리고 말았다. 수아레스는 예리한 슈팅으로 페널티킥을 놓치지 않았다.

▲ 레알은 마르셀루만 이름값을 했다


◆ 하프타임 전술 변화 성공한 레알, 결정력도 모자랐다

전반전에 공수 양면에 걸쳐 무력했던 레알은 하프타임에 팀을 정비하는 데 성공했다. 

선발 명단에 수비적인 나초를 라이트백에 배치하면서 측면 공격의 위력이 둔화되었던 레알은 이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바란을 빼고 루카스 바스케스를 투입해 3-4-3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카시미루가 수비 라인으로 내려오고 나초가 오른쪽 센터백으로 자리했다. 마르셀루와 바스케스가 날개 역할을 했다.

두 윙백의 측면 공격이 활발해지면서 두 골 차 리드로 잠시 느슨해진 바르셀로나를 몰아붙였다. 후반 5분 바스케스의 크로스로 비롯된 공격 기회를 마르셀루가 혼전 중에 침착하게 확보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후에도 측면 전환과 크로스가 활발했다. 모드리치의 슈팅이 골대를 때렸고, 벤제마의 헤더가 아쉽게 떴다. 레알은 후반전에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었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기회가 오면 단호하고 확실하게 마무리했던 무자비한 골잡이 호날두의 공백이 느껴졌다.

▲ 교체로 들어온 비달이 5-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 교체 카드도 강했던 바르사, 경기 집중력 월등했다

레알이 기회를 허비하는 사이 바르셀로나는 전열 정비에 성공했다. 후반 24분 하피냐를 빼고 넬송 세메두를 투입한 바르셀로나는 측면의 체력을 보강했다. 세르지가 전진하고 세메두가 라이트백으로 배치되며 측면 기동성을 확보했다.

후반 29분에는 쿠치뉴를 빼고 우스만 뎀벨레를 투입해 라인을 높이고 전면 공격에 나선 레알의 배후를 공략했다.

뎀벨레 투입 1분 만에 바르셀로나는 달아는 골을 넣었다. 세르지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수아레스가 잘라먹는 헤더를 시도해 레알 수비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후반전 반격을 주도하던 마르셀루까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레알은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3-1로 차이가 벌어진 뒤 몇 차례 만회골 기회가 있었으나 마무리하지 못했다.

레알은 벤치도 바르셀로나보다 약했다. 후반 32분 베일을 빼고 마르코 아센시오, 후반 37분 마르셀루의 부상으로 마리아노 디아스를 투입해 공격숫자를 늘렸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의 교체 투입 선수들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냈다. 후반 38분 수아레스는 라모스의 실책을 틈타 세르지가 낚아챈 공을 이어 받아 쿠르투아의 키를 넘기는 정확한 결정력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후반 42분에는 교체로 들어온 아르투로 비달이 뎀벨레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바르셀로나는 압박 수비도 좋았고, 기회를 살리는 결정력도 탁월했다. 경기 집중력이 높아 공수 전환 과정에 실수가 없었다. 레알은 결정력, 집중력, 수비력 세 가지에서 바르셀로나에 확실히 밀렸다. 1-5라는 큰 점수 차이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경기력 차이를 보였다.

바르셀로나는 레알을 꺾고 승점 21점을 얻어 선두 수성에 성공했다. 레알은 승점 14점에 머물러 리그 9위까지 추락했다. 후반전 전술 변화로 기사회생하는 듯 했던 줄렌 로페테기 레알 감독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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