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도라 어나이(왼쪽)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올해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턱걸이로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거머쥔 어도라 어나이(22, 미국)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어나이는 올해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막차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마지막 호명권을 가진 IBK기업은행은 당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프로 리그 경험이 없었던 어나이였다.

유타 대학교 출신인 그는 미국 국가 대표 경험도 있다. 비록 1진 멤버로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관하는 큰 규모의 대회에서는 뛰지 못했지만 미국 대표 팀 유니폼을 입고 환태평양 컵에 출전했다.

대부분 지도자는 프로 리그 경험이 있는 외국인 선수를 선호한다. 경험이 짧은 어나이는 처음부터 강도 높은 훈련으로 유명한 국내 V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어나이는 1일 열린 흥국생명과 경기를 마친 뒤 그동안 힘든 훈련을 했던 소감을 털어놓았다. 그는 "훈련량이 많고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얻은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떠나 프로 리그 경험을 처음 해 본 어나이는 새로운 환경 적응 문제와 힘든 훈련으로 "세 번 울었다"고 털어놓았다.

프로 리그 경험이 처음인 그는 베테랑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이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프로 리그 경험도 처음인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어나이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라운드 3경기에서 뛴 그는 92점을 기록하며 득점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공격종합 순위에서도 44.68%를 기록하며 2위에 자리했다.

▲ 어도라 어나이 ⓒ KOVO 제공

이 감독은 "트라이아웃에서 이 선수의 습성을 봤는데 '왜 이렇게 힘을 100% 쓰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힘을 제대로 쓰면 스윙이 지금보다 더 빠를 수 있다. 이것만 개선되면 된다고 본다. 내가 예측한 것에 점점 가깝게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다른 구단과 비교해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하다. 연습 과정은 힘들지만 이를 거치고 나면 한층 성장한 선수들이 많다. 지난 시즌까지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던 메디(메디슨 리쉘, 25, 미국)은 처음에는 어나이처럼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팀 전력에 힘을 보태며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을 경험했다.

한층 성장한 메디는 여자 배구 최강국 가운데 하나인 미국 대표 팀으로 발탁됐다.

어나이도 메디의 뒤를 밟고 있다. 팀 동료 김희진은 "(어나이는) 파워도 메디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높이도 (메디와 비교해) 더 높고 그런 장점을 잘 살리는 거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장기전인 긴 시즌을 기복 없이 보낼 수 있냐는 점이다. 프로 리그 경험이 없는 점은 어나이의 불안 요소다.

이 감독은 "어나이는 아직 기량이 (완전하게) 올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발전할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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