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야타 가즈유키가 오는 12월 31일 라이진에서 은퇴전을 갖는다. 그의 상대는 또 다른 야마모토다. ⓒ라이진 제공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미야타 가즈유키(42, 일본)는 그날을 잊지 못한다.

2006년 5월 3일,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히어로즈 5에서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에게 충격적인 KO패를 당했다.

키드의 플라잉니를 맞고 경기 시작 4초 만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공이 울리자 갑자기 달려오는 키드에게 꼼짝도 못 했다.

12년이 흘렀다. 강산이 바뀌고 세대가 넘어갔다.

불혹을 넘긴 미야타는 자주 경기를 뛰지 않는다. 2012년까지 매년 두 경기 이상 치르다가, 2014년과 2016년에 한 경기씩 했다.

최근 경기는 2016년 12월 라이진에서 치른 앤디 사워와 맞대결로, 암바로 이겨 총 전적 15승 9패를 쌓고 있다.

미야타는 올해 링을 떠난다. 오는 12월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리는 라이진 14에서 은퇴전을 갖는다.

당연히 희망 상대 중 하나는 키드. 12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키드가 지난 9월 18일 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만 41세에 불과했다. 일본과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을 놀라게 한,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 미야타 가즈유키는 2006년 히어로즈에서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의 플라잉니를 맞고 4초 만에 KO패 했다.

미야타는 키드 대신 또 다른 야마모토와 의미 있는 대결을 펼치기로 했다. 키드의 조카인 야마모토 아센(22, 일본)과 페더급으로 맞붙는다.

아센은 키드의 누나인 야마모토 미유의 큰아들로, 키드에게 레슬링과 격투기를 배우며 컸다. 키드의 핏줄이면서 애제자다.

이 경기는 미야타의 은퇴전, 그리고 키드의 추모전이다. 미야타는 '키드처럼 강해지라'는 의미에서 전력을 다해 조카 아센과 부딪칠 생각이다.

미야타는 같은 시대 경쟁해 온 키드를 동료로 기억한다.

키드가 세상을 떠난 뒤 트위터에 "중학교 때 친했다. 그때부터 그는 강하고 멋있었다. 보통이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경쟁의 세계에서 살아온 키드가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쉬길 바란다"고 썼다.

선수 생활 끝자락에서 미야타는 다음 세대인 '동료의 조카'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 것인가?

라이진 14에선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나스카와 텐신이 시범 경기를 펼친다. 여성 슈퍼아톰급 챔피언 아사쿠라 칸나가 도전자 하마사키 아야카를 맞아 타이틀 방어전을 갖는다.

호리구치 교지, 레나, 야치 유스케, 가와지리 다츠야 등 일본 대표 선수들이 출전한다.

▲ 2016년 12월 라이진 연말 이벤트에서 조카 야마모토 아센의 세컨드로 함께 입장하는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오른쪽). 키드는 지난 9월 위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라이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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