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내야 경쟁의 열쇠를 쥐고 있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은 외국인 타자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와 스캇 반슬라이크가 시즌 도중 짐을 쌀 때 현장에서 나온 말이다. 그만큼 두산 야수층이 탄탄했다. 외국인 타자라고 무조건 한 자리를 맡기기에는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다. 두산은 지난 시즌 사실상 외국인 타자 없이 리그 역대 한 시즌 최고 타율 0.309를 기록했다.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스프링캠프 동안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을 받았다. 두산 코치진은 페르난데스만의 히팅 포인트가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페르난데스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움직이는 공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는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 김 감독은 페르난데스가 처음 상대하는 KBO 리그 투수들의 공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지 궁금해했다. 아무리 좋은 외국인 타자도 국내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 두산 베어스 오재일(왼쪽)과 최주환 ⓒ 두산 베어스
적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기회를 보장해주기 힘들다. 페르난데스는 1루수와 지명타자로 뛸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1루수는 오재일, 지명타자는 최주환이 버티고 있다. 오재일(27홈런)과 최주환(26홈런)은 지난 시즌 팀 내 홈런 2, 3위 타자다. 

두산에서는 주전이라고 방심하는 선수들이 없다. 오재일은 슬로 스타터 이미지를 벗기 위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오재원과 함께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 최주환은 캠프 때 내야수용 글러브와 함께 1루수 미트까지 준비하며 어느 포지션이든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주환은 주장 오재원과 2루수 경쟁도 펼쳐야 한다.

김 감독은 주전들의 주전 경쟁을 지켜보며 "누구를 빼야 할지 모르겠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지금으로선 열쇠는 페르난데스가 쥐고 있다. 페르난데스가 두산 내야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시간과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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