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있지(위)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제공|JYP,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최근까지 아이돌 그룹은 대인원이 대세였다. 10명 이상의 대인원 그룹은 케이팝 시장의 확장과 함께 대중의 다양한 취향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공략법이었다.

엑소, 세븐틴, 우주소녀, 이달의소녀, SF9, NCT, 펜타곤 등 몇 팀만 모여도 100명이 넘어가는 대인원 그룹은 멤버 별로 각기 다른 매력을 어필하며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한 그룹의 팬으로 결집시키는데 성공했다.

특히 멤버 수가 많다보니 한두 명의 외국인 멤버가 해외 활동 등을 이유로 무대에서 빠져도 크게 티가 나지 않았고, 멤버들을 쪼개서 유닛 그룹으로 활동시키고 동시에 다른 멤버들은 드라마, 예능 등 개별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획사에게는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최근 데뷔하는 차세대 아이돌은 다시 5~7명 규모가 유행하고 있다. JYP의 있지(ITZY) 5인조, 빅히트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5인조, MNH 새 걸그룹 5인조, 위에화의 에버글로우 6인조, RBW의 원어스 6인조, YG의 트레저 7인조, 매그넘 6인조 등이다.

10명 이상이던 멤버 수가 5명으로 반토막 나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기획사들이 느낀 다인원 그룹의 단점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봤다.

▲ MNH 신인 걸그룹(위), 원어스(가운데), 트레저. 제공|MNH, RBW, YG

첫째는 이미지 각인이다.

신인 그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에게 얼굴과 이름을 함께 각인 시키는 것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가족이 어떤 그룹의 모든 멤버 이름을 알고 히트곡 한 소절을 따라 부를 수 있다면 ‘국민 아이돌’로 불려도 무방할 정도다.

멤버 수가 많아지면 그룹 안에서 멤버 개인을 강조하기 쉽지 않다. 인원이 너무 많다보니 팀을 우선으로 알려야 해서, 개별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는 멤버가 대인원에 묻히는 단점이 있다.

둘째는 비용이다.

아이돌의 활동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의상과 헤어·메이크업 비용이다. 매번 다르게 입는 무대의상은 제작할 경우 한 벌만 해도 가격이 수십만 원에 달한다. 멤버 수가 많을 경우 그 비용은 멤버수X방송 회수만큼 고스란히 늘어난다.

대인원일 경우 식비도 무시 못 할 부분이다.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세븐틴 매니저가 밝힌 식비는 하루에 100만원 수준. 한 달이면 3000만원, 1년이면 3억원을 훌쩍 넘는다. 웬만한 다인원 걸그룹의 식비 역시 1년에 억 단위 이상이다.

▲ 12인조 걸그룹 이달의소녀(위), 13인조 보이그룹 세븐틴. 제공|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플레디스

물론 이들을 전담하는 스태프 인원도 그만큼 늘어야하니 인건비도 몇 배 이상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인원 그룹이 소인원 그룹보다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 다인원을 움직이는 비용에 비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소인원 그룹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물론 모든 멤버의 인지도가 소녀시대나 엑소 정도가 된다면 개별 활동 수익이 투자한 것 이상으로 돌아오겠지만 모든 그룹이 '케이팝 간판스타'가 될 수는 없기에 시너지 효과를 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셋째는 아티스트 관리다.

인기 아이돌은 무대에서보다 차량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들을 움직이는 이동수단은 대부분 그랜드 카니발 승합차인데, 10명 이상의 대인원은 한 차량에 태울 수도 없다.

최근에는 13명을 한 번에 태울 수 있는 벤츠사 차량을 쓰기도 한다지만 이동할 때마다 10명이 넘는 멤버 수를 매번 체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멤버 수가 많다보니 개개인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인 그룹이라면 전담마크가 되겠지만 개별 활동을 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지면 각자의 활동 비중을 균일하게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또 각자 활동 중인 멤버들의 스케줄을 모두 맞춰 완전체 컴백을 구상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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