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열혈사제' 김성균-'트랩' 성동일-'빙의' 송새벽(왼쪽 시계방향) 스틸. 제공|SBS, OCN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한 때 '남자 캐릭터는 형사 아니면 경찰'이라는 말도 있었다. 형사 캐릭터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말장난으로 표현한 것이다. 

최근 드라마에 장르물이 많아지고 다양해지면서 '형사 아니면 경찰'이라는 말은 무색해졌다. '안방극장'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장르물이 다양해진 만큼 형사, 경찰 캐릭터도 다양해졌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트랩'을 비롯해 현재 방송중인 '열혈사제' '빙의'까지 각양각색 형사 캐릭터를 살펴봤다. 옆 집에 사는 이웃처럼 친근하기도, 경찰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리바리하기도, 또 경찰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깡패 같기도 하다.

▲ OCN '트랩' 고동국(성동일)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틱 시네마 '트랩' 속 고동국은 우리 옆집에 살고 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인간적이다. 성실하지도, 능력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 골치 아픈 일만 생기면 허리 디스크 핑계를 댄다는 것이다. 뛰어난 촉과 감으로 많은 사건을 해결했다는 전설만 들린다. 형사반장 장만호(김광규)를 제외하고는 그의 진짜 모습을, 과거를 아는 사람이 없다. 마치 무림의 고수같다.

어쩌면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인지도 모른다. 고동국이 전형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는 캐릭터라는 것을 뜻한다.  이런 캐릭터는 성동일 특유의 매력을 덧입고 새롭게 태어났다. 

▲ SBS '열혈사제' 구대영(김성균)

구대영은 어리바리한 형사다. 입으로는 9대 1로 싸워서 이길 것 같은 캐릭터지만, 말만 그렇다. 경찰서 내에서 가장 허세가 세고, 조금 모자란, 그래서 경력계 내에서 무시를 당하지만, 스스로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 와중에 착하기까지 하다. 관내에서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긁어부스럼을 만드는 스타일이지만, 착해서 미워할 수도 없다. 현재는 다혈질 사제 김해일(김남길)과 이영준 신부(정동영) 살인사건을 해결하기위해 공조하며 극의 재미를 올리는 중이다.

▲ OCN '빙의' 강필성(송새벽)

강필성은 구대영과 마찬가지로 강력계 형사지만 다르다. 구대영처럼 형사라고 하면 경찰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요청을 듣지만 이 역시 다른 이유다. 상동 경찰서 강력반 형사인 강필성은 깡패인지, 경찰인지 헷갈리는 행동으로 신분증 제시를 요청 받는다.

불량스러운 외모와 거친 입담을 자랑하지만 촉이 뛰어나다. 강력계 형사답게 도둑, 강도, 살인범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벌레와 귀신이 무섭다. 또 다른 반전은 영이 맑아 귀신들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영매 홍서정(고준희)과 만나 아주 특별한 공조를 펼친다.

이렇게 같은 형사지만 다양한 캐릭터로 변주가 가능한 이유가 있다. 바로 '장르'다. 액션, 스릴러에서는 전형적일수도 있지만 뚝심과 배우 자체의 매력으로 묵직하면서도 친근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코미디 장르에서는 특정 부분을 부각해 상대 배우와의 케미스트리를 살려 유쾌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빙의'와 같이 스릴러와 코미디, 로맨스까지 더해진 복합 장르에서는 전형적인 형사에서 가장 크게 벗어나기도 한다.

앞으로도 새롭게 변주되고 태어날 캐릭터는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장르가 시청자들을 만나는 만큼 특정 직업군의 캐릭터를 지켜보는 재미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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