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민규 기자]클레이튼 커쇼(27·LA 다저스)가 한 시즌 300탈삼진에 도전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우승을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던 지난 3일(이하 한국 시간), 커쇼는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9이닝 1실점 하며 다저스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에서 삼진 15개를 빼앗은 커쇼는 시즌 탈삼진 기록을 251개로 늘리며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300탈삼진 가능성을 높였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성적을 예측하는 ‘PECOTA’에 따르면 올 시즌 커쇼는 297탈삼진 페이스다.
1800년대를 제외한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 300탈삼진을 달성한 투수는 모두 14명. 1921년 라이브볼 시대 이후로는 12명만이 한 시즌 300탈삼진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에 한 시즌 300탈삼진을 달성한 투수는 2002년 랜디 존슨(334탈삼진)과 커트 실링(316탈삼진). 그러나 이후 300탈삼진 투수는 자취를 감췄다.
● Decade별 300탈삼진 달성 투수들
1900~1909 : 1명(루브 와델)
1910~1919 : 1명(월터 존슨)
1920~1929 : 0명
1930~1939 : 0명
1940~1949 : 1명(밥 펠러)
1950~1959 : 0명
1960~1969 : 2명(샌디 쿠팩스, 샘 맥도웰)
1970~1979 : 6명(샘 맥도웰, 바이다 블루, 미키 로리치, 스티브 칼튼, 놀란 라이언, J.R. 리차드)
1980~1989 : 2명(마이크 스캇, 놀란 라이언)
1990~1999 : 3명(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즈, 커트 실링)
2000~2009 : 2명(랜디 존슨, 커트 실링)
2010~2015 : 0명
메이저리그 첫 한 시즌 300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루브 와델. 1897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와델은 당시 보기 드문 ‘탈삼진 능력’을 갖춘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1902년부터 1907년까지 연평균 263탈삼진을 기록한 와델은 같은 기간 아메리칸리그 탈삼진 부문 1위를 6년 연속으로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1903년 302탈삼진, 1904년 349탈삼진. 와델의 통산 2,316탈삼진은 최초의 프로야구 연맹인 ‘내셔널 어소시에이션’이 출범한 1871년부터 라이브볼 시대 시작 전인 1920년까지 크리스티 매튜슨(2,507탈삼진)에 이어 역대 5위에 해당한다.
와델의 뒤를 이어 300탈삼진 시대를 이어 간 투수는 ‘가장 위대한 투수’로 불리는 월터 존슨. 존슨은 타자가 자신이 던진 공에 맞고 죽을까 봐 되도록 몸 쪽으로 던지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타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보이지 않는(invisible) 패스트볼’을 던졌던 존슨은 1910년(313탈삼진)과 1912년(303탈삼진) 두 차례의 한 시즌 300탈삼진을 이뤘다. 존슨의 통산 3509탈삼진은 아직까지도 메이저리그 역대 9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라이브볼 시대 이전까지 그가 기록한 2,692탈삼진은 사이 영(2,803탈삼진)에 이어 2위이다.
와델과 존슨이 대부분의 전성기를 보낸 시기는 바로 ‘데드볼 시대’다. 공을 때려도 반발력이 없어 멀리 날아가지 않았기에 당시 투수들은 타자와 승부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섰다. 그러나 삼진을 잡는 것만큼은 예외였는데 그 이유는 바로 ‘라이브볼 시대’ 이전의 타자들은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한 스윙을 했기 때문이다.
존슨 이후 끊겼던 300탈삼진을 1946년 밥 펠러(348탈삼진)가 다시 기록하면서 명맥을 이어 갔다. 그리고 1960년대 중반에 시작된 투고타저와 함께 300탈삼진 달성자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신의 왼팔’로 불리는 샌디 쿠팩스는 1963년, 306탈삼진을 기록하며 펠러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300탈삼진을 달성했다. 그리고 1965년과 1966년에는 2년 연속 300탈삼진을 기록하며 타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1970년대에는 6명의 투수가 300탈삼진을 기록했다. 1970년 샘 맥도웰(304탈삼진)을 시작으로 1971년에는 바이다 블루(301탈삼진), 미키 로리치(308탈삼진)가 300탈삼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듬해 스티브 칼튼(310탈삼진), 놀란 라이언(329탈삼진)이 커리어 처음으로 300탈삼진을 달성했다. 특히 라이언은 1972년부터 1977년까지 5년 연속 300탈삼진을 기록했으며 1978년과 197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J.R. 리차드 역시 2년 연속 300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접어들어 300탈삼진을 달성하는 투수의 수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 300탈삼진을 달성한 투수는 1986년 마이크 스캇(306탈삼진)과 1989년 놀란 라이언(301탈삼진) 뿐이다. 더불어 1990년대와 2000년대 들어서 300탈삼진을 달성한 투수 역시 랜디 존슨(6회)과 페드로 마르티네즈(2회), 커트 실링(3회)으로 3명 뿐이다.
● 1990년대 이후 한 시즌 300탈삼진을 달성한 괴물들
랜디 존슨(6회) : 1993년, 1998년~2002년(5년 연속)
페드로 마르티네즈(2회) : 1997년, 1999년
커트 실링(3회) : 1997년~1998년(2년 연속), 2002년
300탈삼진을 달성한 투수들이 가장 많았던 1970년대, 당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9이닝당 평균 탈삼진이 가장 높았던 시즌은 1970년(5.8)으로 6개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선발투수들은 한 시즌에 40경기 가까이 선발 등판했으며 자신이 등판한 경기 수의 반 이상을 끝까지 책임졌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9이닝당 탈삼진은 7.7개로 1970년대보다 2.2개가 더 많아졌는데도 300탈삼진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던 투고타저가 끝을 보이기 시작하고 1980년을 기준으로 4인 로테이션에서 5인 로테이션으로 변화하면서 투수들의 등판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전문 불펜 투수들의 등장으로 선발투수들이 던질 수 있는 이닝에 제한이 생겼으며 완투 역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300탈삼진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어진 것이다.
한 시즌 300탈삼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탈삼진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닝당 한 개 정도의 삼진을 기록하는 수준이 아니라 9이닝당 최소 1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 낼 수 있는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필요한 것은 바로 이닝 소화 능력이다. 아무리 높은 탈삼진률을 기록하더라도 은 삼진을 많이 잡아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이닝을 많이 소화해 내야만 한다. 9이닝당 13개의 삼진을 잡는다고 가정해도 최소 200이닝 이상은 던져야 한다.
2002년 이후 300탈삼진에 도전한 투수들이 없던 것은 아니다. 2003년 시카고 컵스의 케리 우드가 300탈삼진에 도전했지만 266탈삼진에 그쳤으며 2004년 미네소타 트윈스의 요한 산타나 역시 265탈삼진에 그쳤다. 이후에도 2008년 팀 린스컴(265탈삼진), 2009년 저스틴 벌랜더(269탈삼진), 2013년 다르빗슈 유(277탈삼진), 지난해 데이비스 프라이스(271탈삼진)가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2002년 이후 메이저리그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은 290탈삼진인데 이조차 2004년 랜디 존슨이 기록한 것이다.
올해에도 크리스 세일(26·시카고 화이트삭스)이 시즌 중반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300탈삼진 가능성을 높였지만 5일 현재 239탈삼진에 그치고 있다. ‘PECOTA’에 따르면 올 시즌 세일은 279탈삼진 페이스다.
커쇼는 251탈삼진을 기록하며 2002년 이후 다시 한번 300탈삼진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커쇼는 2004년 이후 한 시즌 가장 많은 277탈삼진을 기록한 다르빗슈보다도 더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다르빗슈가 277탈삼진을 기록한 2013년, 그는 9월 첫 경기까지 240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과연 올 시즌 커쇼가 2002년 이후 자취를 감춘 300탈삼진을 달성할 수 있을까. 팬들은 여전히 300탈삼진 투수의 향수를 그리워하고 있다.
기록 참조 :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 PECOTA
[사진] 랜디 존슨, 커트 실링 ⓒ Gettyimages
관련기사
- ‘2타점·2득점’ 시거, 데뷔전에서 대형 잠재력 입증
- [SNS] 2015년 헤비급 최고의 명경기
- 'KIA전 첫 승' 레일리, 공격적 투구 주효했다
- '준비기간 열흘' 봉중근의 성공적 선발 복귀전
- [MLB 투데이] 'MVP 후보' 하퍼가 보여준 '발야구'
- [포토S] 송중기 '예비역의 힘찬 시구'
- [포토S] 송중기 '시구가 쉽지 않네'
- [포토S] 송중기 '늑대소년의 힘찬 시구'
- [포토S] 한화 선발 송창식
- [포토S] 배우 송중기 '시구 나서며 손인사'
- [포토S] 송중기 '한화를 응원하며'
- [포토S] 송중기 '시구 위해 모자 고쳐쓰고'
- [포토S] 시구 송중기 '힘찬 와인드업'
- [포토S] 송중기 '시구 마치고 팬들 향해 손인사'
- [포토S] 송창식 '오늘은 선발투수'
- [포토S] 베이스 커버하는 한화 송창식
- [포토S] 두산 선발 이현호
- [포토S] 역투하는 두산 선발 이현호
- 한화, 5일 두산전에서 20번째 홈경기 매진
- [포토S] 노경은 '일찍부터 나왔어요'
- [포토S] 김회성 '노경은 상대로 스리런'
- [포토S] 김회성 '홈런 날리고 하이파이브'
- [포토S] 김회성 '홈런 축하 받으며'
- [포토S] 송창식 '호투를 이어가며'
- [포토S] 노경은 '번트로만 만루라니'
- [포토S] 정근우 '작전수행은 확실하게'
- [포토S] 송창식 '김현수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 [포토S] 김현수 '완벽하게 속았어'
- [포토S] 52만 불꽃의 날 기념 불꽃놀이
- [포토S]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 펼쳐지는 불꽃놀이
- [포토S] 마운드 오른 두산 오현택
- [포토S] 김태균 '대타로 나와 사구'
- [포토S] 강경학 '만루찬스 병살타'
- [포토S] 오현택 '재원이형 너무 고마워요'
- [포토S] 권용관 '좋은 수비로 병살 성공'
- [포토S] 송창식 '박수가 절로 나오는 플레이'
- [포토S] 피칭하는 두산 이원재
- '연승 가도' 롯데, 타선 집중력으로 역전승
- 이명우, 1962일 만에 선발승…'5연승 주역'
- [포토S] 안영명 '안타는 있어도 실점은 없다'
- 롯데 5연승 숨은 주역, 몸 날린 호수비
- [포토S] 이성열 '투런포 하이파이브'
- [포토S] 이성열 '홈런으로 더 도망간다'
- '5위 경쟁' 롯데-한화-KIA 동반 승리 (종합)
- [포토S] 김성근 감독 '드디어 연패 탈출'
- [포토S] 김성근 감독 '고맙다 송창식'
- [포토S] 송창식 '팀의 연패를 탈출 시켰다'
- [포토S] 김성근 감독 '송창식 손을 꽉'
- [포토S] 탈보트와 하이파이브 나누는 김성근 감독
- [포토S] 이향 아나운서 '인터뷰 시작을 기다리며'
- [포토S] 이향 아나운서 '인터뷰 내용을 다시 한번'
- [포토S] 이향 아나운서 '산뜻한 미모'
- ‘4번 3루수’ 강정호, 좌완-원정에도 선발 출전
- ‘최다 블론 세이브 2위’ 다저스, 포스트시즌 어쩌나
- “린스컴, 부활할 수 있다”…주치의 낙관
- 에오발디-허친슨, ESPN 선정 '행운의 선수'
- ‘8이닝 무실점’ 아리에타, 18승 달성...ERA 2.03
- 강정호, STL전 3타수 무안타…타율 0.287
- '시즌 67번째 득점' 추신수, 첫 타석부터 출루·득점
- [게임노트] '단독 5위 노리는' 한화, 이번에는 '선발 김민우'
- [게임노트] '첫 승에 목마른' 유창식, 갈증 풀고 5위 이끌 수 있을까
- '2년 연속 10승 달성' 우드, LAD SD에 영봉승
- '1안타·3출루' 추신수, 타율 0.253···TEX는 진땀승
- [MLB 투데이] '4득점짜리 2루타' 보가츠···프라이스 '통산 100승'
- '배짱투' 김민우, 데뷔 첫 승 이끈 '느린 커브'
- '3홈런 7타점' 김회성, 필요할 때 터졌다
- '김민우 데뷔 승' 한화, 5위 유지…'무승부' 롯데 6위(종합)
- wRC+로 본 하퍼, 압도적이면서도 꾸준한 활약
- 치열한 NL 사이영상 경쟁, 3강 구도
- [2015 코리아컵] '40분 사이 두 경기' 김보미의 웃음
- '5연승 유효' 롯데 '병살타 1위' 암초
- '0.253' 추신수, 팀 빈공 속 1안타-1볼넷
- [2015 코리아컵] '저변 확대 한목소리' 우승자들의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