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신인 손동현이 개막 전부터 두 번이나 이름을 각인시켰다. 최연소 선수(2001년 1월 23일생) 기록에 이어 4이닝 동안 삼진을 8개나 잡았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2019년 시범경기 탈삼진 순위에 낯선 이름이 있다. KT 신인 손동현(18)이다. 단 두 경기에서 4이닝을 던졌을 뿐이지만 탈삼진은 8개로 최상위권이다. 

KT 이강철 감독도 손동현의 투구에 푹 빠졌다. 18살 신인 선수에게 롱릴리프라는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당장 선발 로테이션에는 자리가 없지만 1군 무대에서 길게 던질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오래 던질 체력이 되고 제구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손동현이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시범경기 전이었다. 2001년 1월 23일생으로 올해 KBO 리그 선수 모두를 합쳐 가장 어리다. 정작 본인은 무심했다. 

"뭐 나이 어린 선수라고 못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크게 신경 쓰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기사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니라 KBO 최연소 선수 얘기는 그냥 팀에서 들었어요. 선배들 상대해서 좋은 공 던지면 보는 분들이 자신감 있다고 더 좋게 봐주실테니까 좋은 거죠."

1월 29일 스프링캠프부터 3월 20일 시범경기 마지막 날까지 두 달도 안 되는 시간이 숨가쁘게 흘러갔다. 손동현에게 지난 50일이 어땠는지 묻자 캠프 첫 날을 돌아봤다. "캠프 명단 들었을 때는 가기만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가 보니까 중간에 갈 수도 있다는 거에요. 그래서 긴장하기도 했는데…그래도 컨디션이 잘 올라와서 끝까지 살아남은 것 같아요."

◆ 결정구는 직구가 제 맛

가장 묻고 싶었던 것은 그의 탈삼진 능력이 어디서 왔느냐였다. 손동현은 성남고 3학년부터 '닥터 K'의 자질을 보였다. 46⅔이닝 60탈삼진으로 9이닝당 11.7개. 고교 3년 통산은 9이닝당 9.8개다.  

"고등학교 때도 삼진이 많은 편이었어죠. 지금도 그때랑 비슷한 레퍼토리로 던지는 편이에요. 결정구라고 하면 슬라이더가 있긴 한데, 그래도 직구로 삼진 잡을 때가 가장 짜릿하죠."

프로 선배들을 이기기 위해 새 구종도 장착했다. 왼손 타자를 상대할 무기 체인지업이다. 손동현은 "캠프에서 코치님께 체인지업을 배웠는데 손에 더 익으면 왼손 타자 상대로도 삼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시범경기 때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지는 못했는데 캠프에서는 해본 적 있습니다."

◆ 야구는 야수와 함께 한다

이강철 감독이 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 배경 또 하나는 경기 운영 능력이다. 그 능력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저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손동현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경기 운영 능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경기 운영 능력…제 생각에는, 템포가 중요한 것 같아요. 투수가 공을 던져야 경기가 되지만 야수도 함께 하는 거니까요. 템포가 늦어지면 야수도 힘들고 보는 분들도 지겨우니까, 빠르게 던지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빠르기만 하면 안 되니까 변화를 주려고 해요."

◆ 닮은 꼴 장현식처럼

▲ 손동현(왼쪽)과 장현식. ⓒ KBO 홈페이지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당찬 손동현, 팬들에게 어떤 면을 보여주고 싶은지 물었다.  

"보는 사람들이 제가 던지는 걸 재미있어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던지는 경기에서 팀이 많이 이기면 좋겠구요."

"저희 팀에 좋은 선배들도 계신데…사실 제가 장현식(NC) 선배 닮았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시원시원하게 던지는 게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얼굴뿐만 아니라 그런 면도 닮고 싶어요. 피하지 않고 빠르게 승부하는 투구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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