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곽혜미 기자]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홈으로 향하는 박세혁.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두산 포수 박세혁이 '포일 제로' 선언을 했다. 자신의 실수로 공을 뒤로 빠트리는 일은 없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다. "지금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잘하는 것에 일단 집중하는 것이 양의지 선배가 남긴 유산"이라고 말했다.

두산이 2019 시즌 들어 치른 4경기를 유심히 지켜본 팬이라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투수가 던진 공이 뒤로 절대 빠지지 않았다.

주자 상황과도 상관없었다. 공이 포수 앞에서 바운드돼 알 수 없는 곳으로 튀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그때마다 포수 박세혁이 몸을 날려 이 공을 막아 냈다.

공이 뒤로 빠지는 것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폭투와 포일이 그것이다. 폭투는 투수가 공을 잘못 던졌을 때 기록되고 포일은 포수의 실책으로 남는다.

박세혁은 "폭투는 내가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공이 날아올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것마저 주고 싶지 않지만 손 쓸 수 없는 공은 어쩔 수 없다. 포일은 다르다. 그건 내 자존심이다. 내 실수로 공이 뒤로 빠지는 일은 없도록 할 생각이다. 시즌 내내 단 1개의 포일도 기록하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런 박세혁을 믿음직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좋은 점을 많이 갖고 있는 포수다. 포구나 블로킹이 특히 뛰어나다. 도루를 잡는 송구도 괜찮다. 아직 투수 리드나 타격에는 모자란 면이 있지만 그것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수비력을 갖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세혁의 다짐대로 지난 4경기에서는 두산 포수 뒤로 공이 빠지는 일은 없었다. 앞으로도 몸을 날려가며 빠져나가는 공을 필사적으로 막아 내는 박세혁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될 것이다.

박세혁은 자신의 각오를 말하며 선배 양의지를 언급했다. 양의지가 두산을 떠나며 자신에게 했던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박세혁은 "의지 형이 두산을 떠나며 "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언젠가는 해내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 나는 3할5푼을 치고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아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수비다. '포일 제로 선언'을 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수비에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일은 내 실수로 기록되는 것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또 내가 열심히 공을 막아 주게 되면 투수들의 신뢰도 얻게 될 것이다. 의지 형의 말대로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며 한 경기 한 경기를 버텨 나갈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는 보이지 않는 언어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스포츠다. 사인을 통해서도 전달되지만 플레이를 통해서도 마음이 전해진다.

박세혁은 투수들에게 몸을 날리는 블로킹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렇게 쌓인 몸의 대화들은 두산의 배터리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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