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올해는 우승 아니면 실패다."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WS)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31년 전인 1988년이다. 지난 두 시즌 연속(2017~2018년)으로 WS에 진출했으나 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특히 두 번 모두 안방 다저스타디움에서 패하며 상대팀에게 우승을 넘겨줘 팬들에게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WS에 3년 연속으로 진출한 팀들 중 삼수에 성공하며 우승 고지를 밟은 팀은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1923년 챔피언이 된 뉴욕 양키스뿐이다. 다저스가 올해 WS 삼수 끝에 우승하면 96년 만에 역대 2번째 역사를 쓰게 되는 셈이다.

LA 다저스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LA 에인절스와 프리웨이 시리즈 3연전을 끝으로 스프링트레이닝 일정을 마쳤다. 그리고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2019시즌 개막전을 치르면서 대장정을 출발한다.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로 낙점돼 한국팬들도 더욱 큰 관심을 갖게 됐다.


MLB.com 및 전문가들은 내셔널리그 우승 후보 1순위는 다저스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전체 파워랭킹 순위에서는 아메리칸리그 소속인 보스턴 레드삭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그리고 뉴욕 양키스에게도 밀린다.


유난히 차가웠다고 평가받은 올 FA 시장에서 다저스는 팬들이 기대했던 브라이스 하퍼 영입에 실패했다. 매니 마차도, 크레이그 킴브렐 등 다른 거물급 FA 영입에는 관심을 보이지도 않았다. 게다가 다저스 팬들이 사랑했던 야시엘 푸이그와 맷 캠프는 신시내티로 보냈으며 야스마니 그랜달, 알렉스 우드도 붙잡지 않았다. 대신 AJ 폴락, 러셀 마틴, 불펜 투수 조 켈리 등이 합류했으나 예년보다 전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올시즌 강력한 내셔널리그 우승후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최근 'LA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작년보다 팀 전력이 향상됐다"고 자신했다. 특히 불펜 및 투수진이 업그레이드됐다고 자평했다.


클레이튼 커쇼와 워커 뷸러, 리치 힐 등이 시즌을 정상적으로 시작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지만 일단 그래도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팀평균자책점(3.38) 1위에 빛나는 투수진이 올해도 건재하다고 볼 수 있다. 선발진이 큰 부상 없이 마운드를 지키고 기대주 훌리오 유리아스와 로스 스트리플링 등이 뒷받침을 해준다면 예년보다 나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불펜의 켈리와 페드로 바에즈 등 셋업맨들이 기대치 만큼 역할을 다해주고 오프시즌 중 심장수술을 받은 클로저 켄리 잰슨이 포스트시즌까지 책임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긴 한다.


물론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하고도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 (1년 1790만 달러)를 받아들인 류현진이 올시즌 다저스 우승에 얼마나 기여하게 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공격력은 저스틴 터너, 코디 벨린저, AJ 폴락 등과 지난 시즌 아무도 예상치 못한 35개의 홈런을 터트린 1루수 맥스 먼시 등이 제몫을 다해 준다면 해볼 만하다. 그리고 올 시즌 토미존 수술 후 복귀하는 유격수 코리 시거에 대한 기대가 아주 크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겨우 26경기만 뛰었던 시거가 예전처럼 올스타급 활약을 해준다면 올 시즌 다저스의 화력은 예년에 비해 아쉬울 것이 없다.


전력상으로는 3년 연속 월드시리즈 도전이 가능해 보이는 다저스지만 우승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도 있다. 포스트시즌만 가면 작아지는 에이스 커쇼와 특히 월드시리즈전에서 팬들의 비난을 받은 데이브 로버츠의 용병술이다.


커쇼는 지난 2년의 월드시리즈에서 총 26.2이닝을 던져 1승2패 5.4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팀 에이스로 턱없이 부족한 기록이다. 포스트시즌에서 팀 에이스가 던지는 경기는 무조건 승리해야 함에도 커쇼는 부진함을 면치 못했다.


2016년 부임 후 3년 연속 다저스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로버츠 감독은 오픈시즌 중 4년 계약 연장에 성공하며 2022년까지 팀을 이끌게 됐다. 그러나 지난 월드시리즈 1, 2차전에서 플래툰 시스템을 선호하며 맥스 먼시와 코디 벨린저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과 매번 구원투수 투입 실패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던 용병술로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다저스 팬들은 올 시즌 지난 2번의 실패를 교훈 삼아 1988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하기를 기원한다. 1988년 월드시리즈에서도 투타 모두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다저스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는 없었다. 전망은 어디까지나 전망일 뿐,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

※스포티비뉴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에 맞춰 미국 통신원을 운용합니다. 스포티비뉴스에 새롭게 합류한 양지웅 통신원은 중학교 1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 LA로 이민을 가 어린 시절 1988년 커크 깁슨의 전설적인 홈런과 다저스의 우승을 보고 메이저리그와 다저스 팬이 됐습니다. 미주중앙일보 기자로 스포츠 현장을 누비기도 했던 양지웅 통신원은 앞으로 LA 지역에 거주하면서 다저스 류현진을 비롯한 코리안 빅리거들의 활약상과 메이저리그 전반의 현지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릴 것입니다. 스포티비뉴스의 메이저리그 뉴스에도 독자 여러분의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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