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우성(왼쪽) 김혜자.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수상소감도 대상다웠다.

배우 정우성과 김혜자가 2019 백상예술대상의 대상을 품에 안았다. 두 사람은 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2019 제 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각각 영화 '증인'과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로 대상을 수상했다. 오랜 시간 시청자, 관객과 호흡하며 신뢰와 인기를 모두 얻은 두 사람이 최고의 영예를 안은 것. 대상을 받고 무대에 오른 이들의 수상소감은 이날 시상식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정우성은 올해 2월 개봉한 영화 '증인'에서 살인사건의 변호를 맡아 자폐아 소녀를 증인으로 마주하게 된 변호사 순호를 연기했다. 한국 대표 미남 배우로 출발, 변신과 성장을 거듭하며 지금에 온 그는 편안한 옷을 입은 듯 따뜻하고도 인간적인 캐릭터로 253만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는 스크린을 넘어서도 세상을 향해 용기있는 목소리를 내는 배우로도 사랑받고 있다.

▲ 영화 '증인' 포스터
맨 마지막으로 대상 트로피를 받아든 정우성은 "온당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 김혜자 선생님 뒤에 상을 받아서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겸손하게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정말 생각지 못한 상을 주신것 같고, 너무 빨리 받게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제가 성장하며 맛보지 못한 아버지와의 관계를 맛보게 해준 박근형 선배와 '증인'의 이한 감독 그리고 함께 해주신 분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 기쁨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객석에 있던 '증인'의 파트너 김향기를 향해 "향기야, 너는 그 누구보다 완벽한 나의 파트너였어"라고 말해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혜자는 하루 아침에 노인이 되어버린 25살 여자의 기막힌 이야기를 그린 '눈이 부시게'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주인공 '김혜자'를 연기했다. 그녀에게서 백발의 노인과 25살 혜자로 분한 한지민이 동시에 보이는 마법같은 경험을 시청자에게 안겨준 김혜자는 알고보니 알츠하이머를 알고 있었다는 반전으로 또 다른 충격과 감흥을 전했다.

▲ JTBC '눈이 부시게' 포스터
하얀 드레스로 무대에 오른 김혜자는 "어떡하죠. 저는 이건 생각도 안했는데 너무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운 이들의 이름을 불렀다. 모두가 일어나 박수를 쳤다. 그는 화제가 된 '눈이 부시게'의 마지막 대사를 말하고 싶었다며 "외워지지가 않아서 대본을 찢어왔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필요하다. 우리는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어진 '눈이 부시게'의 마지막 대사. 드라마 종영 이후 2달 가까이가 지난 시간이었지만 명대사의 힘은 여전했다. 김혜자의 감격과 어우러진 감흥 또한 마찬가지. 염정아 한지민 김혜수 김민정… 수많은 스타들이 눈물을 흘리며 들은 그 마지막 대사를 다시 한 번 옮겨 본다.

"내 삶은 때로는 불행했고 때로는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구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 것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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