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27일 방송하는 1166회에서 '故 장자연 문건 미스터리 - 누가 그녀를 이용했나?' 편을 내보낸다.
2009년 3월 7일. 이제 막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늦깎이 신인 배우 장자연 씨가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울증으로 인한 단순 자살로 알려졌던 그녀의 죽음. 그런데 장 씨의 소속사 전 매니저였던 유 씨가 장 씨의 ’자필 문건'을 공개하며 예상치 못한 대형 스캔들로 뒤바뀌었다.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는 그녀가 소속사 대표 김 씨에게 당했던 폭행과 협박을 비롯해 각종 술 접대, 성 접대를 강요받은 내용이 적시되어 있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언론인, 기업인, 금융인, 드라마 감독 등으로 밝혀진 접대 인물들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고, 당시 경찰은 14만 건의 통화기록 분석, 118명에 이르는 참고인 조사까지 벌이며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장자연 문건에 관여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까지 받았던 이들 모두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전 현직 매니저 외에는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그나마 소속사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도 접대 강요가 아닌 폭행죄였고,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이라는 경미한 처벌을 받으며 수사는 종결됐다.
연기 활동을 하며 이름을 알리기도 바빴을 20대 후반의 신인 배우 장자연 씨는 소속사 대표가 마련한 술자리에 더 바쁘게 불려 다녔다고 자필로 기록해 두었다. 대표가 호출한 수많은 술자리에서 그녀는 술 접대를 했고, 심지어 성 접대 강요까지 받았다고 한다. 문건에 직접 명시되어있던 '조선일보 방 사장'과 '방 사장님의 아들'. 장자연 씨가 남긴 문건엔 그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분명히 적시되어 있으나, 당시 경찰은 이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밝히지 못했고, 숱한 외압 논란만을 남겼다.
제작진은 故 장자연 씨가 생전에 동료에게 불안감을 털어놓는 내용의 음성파일을 입수했다며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김00 사장님이 이미 엄청난 말들과 엄청난 입을 가지고 장난을 치셨어, 지금...나는 정말 약으로도 해결이 안돼...죽이려면 죽이라고 해. 나는 미련도 없어요."
소속사 대표 김 씨가 수많은 술 접대를 강요했다고 폭로했던 장자연 씨. 하지만 당시 수사기관은 김 씨의 강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고 했다.
제작진은 수사자료를 통해 소속사 대표 김 씨가 장자연 씨를 동석시킨 수많은 술자리를 분석했다. 술자리 참석자 중엔 언론사 대표, 기업 대표, 금융계 간부, 드라마 PD 등 소위 '유력인사'라 불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술자리 참석자들 상당수가 투자회사와 관련된 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김 씨가 그렇게나 많은 투자회사 관계자들을 만나야 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장자연 씨는 왜 그 자리에 동석했던 것일까?
또 제작진은 장자연 씨와 당시 매니저 김대표 사이의 '전속계약서'를 입수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신인배우에게는 소속사 대표가 부르는 술자리를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계약서 조항엔 '"을"은 방송 활동, 프로모션, 이벤트, 각종 인터뷰 등 "갑"이 제시하는 활동을 전적으로 수락'하여야 하며, ‘갑과 을 간에 이견이 있을 경우, 갑의 해석이 우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독소조항들이 빼곡히 기재되어 있었다. 수사기관은 정말 김 씨에게 강요죄를 물을 수 없었던 것일까?
故 장자연 씨의 억울한 죽음이 다시 세상에 나온 건 지난 2018년. 23만 명의 국민이 장 씨 사건 재수사를 청원했고,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재수사가 결정되었다. 재수사 연장을 위한 청원에는 70만 명의 국민이 청원했다. 그리고 최근 대검찰청 재조사위원회는 ‘조선일보 방사장’과 ‘방사장 아들’에 대한 새로운 증언들을 확보했다고 한다. 무수한 의혹들 사이 베일 속에 숨어있던 이들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을까?
이번 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故 장자연 문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해보고, 누가 그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지 그 실체를 파헤쳐본다.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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