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배심원들'. 곽혜미 기자 khm@s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웃으면서 군대갈 수 있게 해주세요."(박형식)

박형식의 한마디에 극장에 폭소가 퍼졌다. 평범한 사람들이 묻는 법의 의미. 최초의 국민참여배판을 모티프로 삼은 영화 '배심원들'이 베일을 벗었다.  

2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에서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제작 반짝반짝영화사)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배심원들'은 2008년 한국 최초로 평범한 국민이 배심원들로 참여한 국민참여재판 이야기를 그린 작품. 나이도 직업도 제각각인 8명의 사람들이 배심원단으로 나서서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의 사건을 다루는 과정을 리드미컬하고도 유쾌하게 또 진정성있게 풀어내며 색다른 법정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신인 감독 홍승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배우 문소리가 최초의 국민참여재판을 재판장을 맡은 판사 김준겸을 연기했다. 제국의아이들 출신 박형식이 포기를 모르는 8번 배심원 권남우 역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했으며, 배우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이 8인의 배심원단을 연기했다.

▲ 영화 '배심원들'. 곽혜미 기자 khm@sotvnews.co.kr
역사적인 재판을 이끄는 여성 판사 김준겸 역을 맡은 문소리는 "2008년 첫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소재도 의미가 있었다. 여러 사람이 참여한, 작지만 승리감을 주는 시나리오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며 "그것을 우리 촬영 과정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많은 배우들이 우리가 팀플레이를 하는구나라는 걸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런 팀워크가 주는 행복감, 그 과정의 즐거움과 만족감이 굉장히 컸다"며 "이런 메시지를 담은 영화이기에 촬영 과정에서도 이런 걸 느낄 수 있구나 했다. 그런 지점이 지금도 가장 마음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압박감 속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장이자 비(非) 법대 출신이자 형사재판만 18년을 해 온 소신있는 여성 판사를 연기한 데 대해 "이런 여러가지를 다 담고 있는데 연기로 표현하기에는 늘 어려움이 있었다"며 "늘 까만 법복 위에 얼굴만 나오니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문소리는 " 저는 표현 자체를 그럼 다 안으로 넣어서 표현하지 말고 그것이 조금 스며서 나오도록, 배어 나오도록 해 보자는 심경이었다. 다 표현하지 말고 안으로 깊에 넣어서 배어 나오는 느낌으로 해야겠다. 그것이 반대로 힘있고 신뢰감 있는 모습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실제로 많은 판사 분들을 만나 자문도 구하고 많은 판결문도 읽었다. 재판에 조금 익숙해지려고 실제 재판 참관도 했다"고 덧붙였다.

▲ 영화 '배심원들'. 곽혜미 기자 khm@sotvnews.co.kr
이제는 아이돌이 아니라 배우 타이틀이 더 익숙해진 박형식은 끝없는 호기심과 의문으로 사건을 들여다보는 8번 배심원 권남우 역을 맡아 스크린에 첫 발을 디뎠다.

박형식은 "첫 상업영화이기도 하고 긴장도 했다"면서 "처음 책을 읽을 때 끝까지 술술 읽게 되더라. 재미가 있었고 배심원들의 관계, 이야기의 전개도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맡은 권남우라는 아이는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것 못참고 한 번 하면 끝까지 가야 한다. 저와 비슷한 점도 있어서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 10일 수방사 헌병대로 입대하는 박형식은 "마지막 작품이라고 해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남았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은 없다"면서 "배심원들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행복감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 '슈츠'에서 천재 변호사 역을 하다가 열심히 살고 있는 8번 배심원을 연기해야 했다. 법적 용어를 말씀하시는데 알아들으면 안되는데 그런 문제가 있었다"며 " 선배님들과 함께하면서 많이 배우고, 또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 등 배심원단으로 쫀쫀한 호흡을 맞춘 배우들 모두 작품에 대한 애정과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의 쫀쫀한 팀워크,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시선을 붙들었다. 

늦깍이 법대생 1번 배심원 윤그림 역의 백수장은 "판단이라는 걸 쉽게 하며 살지 않았나 생각하며 살게 됐다.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그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요양보호사인 2번 배심원 양춘옥 역의 김미경은 "영화를 찍고 법이 삶에 체화되는 것 같다.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도 만들지 않는다는 게 생활에도 적용되더라. 영화가 끝나고 사람을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윤경호는 3번 배심원인 무명배우 조진식으로 분했다. 윤경호는 "대세를 따르는 캐릭터이지만 그 역시 최선을 다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보람을 느낀다"면서 "영화를 보며 소신있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관객이 계시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까칠한 대기업 비서실장인 5번 배심원 최영재 역의 조한철은 "영화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법은 보편이고 상식이니까. 보편과 상식을 안고 사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알아주는 게 법이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홍파는 실전 경험으로 무장한 6번 배심원 장기백을 연기하며 "법이란 국민의 상식에서 시작이 되는 것이고, 국민 누구나 배심원이 될 수 있는 제도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취준생이자 7번 배심원인 오수정 역을 맡은 조수향은 "남우가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저도 잘 모르겠는 때가 많았다. 잘 모르겠더라도 괜찮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덧붙여 눈길을 모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그려낸 의미있는 법정 드라마, '배심원들'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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