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가 정규 시즌 초반부터 체력 안배를 시작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난해 LG는 유독 높았던 주전 의존도가 독이 됐다.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나온 선발 라인업은 74가지, 10개 팀 가운데 가장 적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이용하기도 전에 역사에 남을 만한 무더위가 LG를 지치게 만들었다. 

올해는 다르다. 40경기를 전후해 본격적으로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팀 내 수비 이닝 최상위에 있는 확고한 주전들도 쉬는 날이 생겼다. 

주전 포수 유강남은 지난해 KBO 리그 포수 가운데 유일하게 900이닝 이상 출전했다. 올해도 팀의 41경기에 전부 나왔다. 교체 출전이 5번. 8경기에 한 번 꼴로 휴식이다. 

헨리 소사가 정상호와 호흡을 맞췄던 지난해보다 출전 비중이 늘었다. 그런 유강남도 11일 휴식을 취하면서 포수 수비이닝 1위를 두산 박세혁에게 넘겼다. 12일까지 박세혁이 322⅔이닝, 유강남이 316⅔이닝이다.

▲ LG 포수 유강남 ⓒ 곽혜미 기자
오지환은 월요일에도 바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입대 대신 예술체육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대신한다. 이때 복무기간 34개월 안에 봉사활동 544시간을 채워야 한다. 시즌 중에도 월요일에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에 참가하다 보니 쉴 시간이 없다. 

오지환은 12일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을 뿐만 아니라 11일에도 경기 전 훈련에서 제외됐다. 주전 2루수 정주현 역시 경기 전에는 휴식을 취했다. 훈련을 위한 훈련보다 경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전문 지명타자의 가치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다. 지명타자를 주전 선수들의 체력 보전용으로 쓰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LG도 여기에 합류했다. 3일 주전 지명타자 박용택이 팔꿈치 통증으로 말소된 뒤 로테이션이 시작됐다. 이천웅과 채은성, 김현수, 이형종이 돌아가며 지명타자로 나오고 있다. 

한 선수가 이틀 연속 지명타자로 뛴 적이 없다. 3일부터 12일까지 9경기에서 이천웅이 3번, 나머지 세 선수가 2번씩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천웅이 좌익수와 중견수, 이형종이 중견수와 우익수를 맡을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 LG 박용택 ⓒ 곽혜미 기자
박용택이 돌아온 뒤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시즌 전부터 류중일 감독이 박용택의 좌익수 출전을 원했고, 박용택 역시 좌익수를 준비했다. 팔꿈치 통증 관건이기는 하지만 지난해처럼 지명타자 박용택이 고정된다고 못박을 만한 상황도 아니다.

라인업의 숫자만 보면 41경기에서 24개로 여전히 변수가 가장 적은 팀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지션 배분과 백업 선수의 선발 출전이 이뤄지고, 시즌 초부터 주전급 선수들의 훈련 시간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방안으로 지난해 실패를 거듭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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