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고 기뻐하는 토트넘 홋스퍼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결승에 오른 것은 구단 역사상 최초이자 최고다. 8강이 가장 좋은 성과였다는 점에서 4강 진출이나 결승에서 우승, 준우승 모두 새로운 기록이다.

1882년에 창단한 토트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과도 인연이 없다. 1950~51, 1960~61 시즌 1부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 전부다. 1992-92 시즌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후에는 2016-17 시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유럽클럽대항전 우승 경험은 있다. 현재는 사라진 컵위너스컵에서 1962-63 시즌 정상을 밟았다. 또,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UEFA컵에서는 1971-72, 1983-84 시즌 우승했다. 그만큼 UCL 결승 진출 자체가 토트넘에는 의미 있는 역사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결승 상대 리버풀과는 EPL 출범 이후 역대전적에서 14승15무25패로 열세다. 손흥민도 리버풀전 통산 기록이 6경기 출전해 1골에 그쳤다.

그렇지만, 과거의 기록을 하나씩 쌓아 이긴다는 각오다. 2010-11 시즌 CL에서 토트넘은 영보이즈(스위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며 본선에 진출했다. 경험이 없는 가운데 나선 본선에서는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트벤테(네덜란드), 베르더 브레멘(독일)과 만났다.

당시 인테르에는 설리 문타리, 에투, 캄비아소 등 이름값 있는 자원들이 기다렸다. 브레멘도 우고 알메이다, 페어 메르데자커, 마르코 마린, 클라우디오 피사로, 미카엘 실베르스레 등이 있어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나 토트넘의 전력도 나쁘지 않았다. 가레스 베일, 로만 파블류첸코, 루카 모드리치, 아론 레논, 피터 크라우치 등 준척급 자원들을 앞세워 조1위로 16강에 오르는 실력을 과시했다.

16강 상대는 AC밀란(이탈리아)이었다. 세도로프, 가투소, 호비뉴, 알렉산드레 파투, 플라미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네스타, 티아구 시우바, 파파스타토포울로스 등 쟁쟁한 자원들이 토트넘을 기다렸다.

토트넘은 실리 축구를 했고 밀라노 원정에서 크라우치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뒤 홈 2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며 8강 역사를 썼다. 비록 8강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앙헬 디 마리아,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메수트 외질, 사비 알론소 등을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각각 0-4, 0-1로 패하며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박수를 받았다.

▲ 토트넘이 올 시즌 전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좋았던 성적을 낸 시즌은 2010-11 시즌 8강이다. 당시 8강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흥미롭게도 현재 레알에서 뛰고 있는 가레스 베일(오른쪽)이 세르히오 라모스(왼쪽)와 볼을 두고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이후 EL에서 주로 놀던 토트넘은 2016-17 시즌 본선에 올라 CSKA모스크바(러시아), 바이엘 레버쿠젠(독일), AS모나코(프랑스)와 16강 진출을 다퉜다. 하지만, 널뛰는 경기력이 문제였고 조3위로 밀려 EL로 향했다.

2017-18 시즌에는 아포엘(키프로스), 레알 마드리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묶였고 5승1무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16강에 올랐다. 안타깝게도 16강에서 1차전 원정을 2-2로 비기고 홈 2차전에서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는 등 흐름이 좋았지만, 내리 두 골을 내주며 1-2로 패해 더는 앞으로 가지 못했다.

올 시즌 결승 진출까지의 과정은 더욱 더 극적이었다. '죽음의 조'나 다름없었던 FC바르셀로나(스페인), 인테르,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와 묶였다. 바르셀로나가 압도적인 1위를 하면서 2위 싸움이 관건이었다.

토트넘은 있는 힘을 쥐어짰고 초반 인테르, 바르셀로나에 패했지만 PSV에 비긴 뒤 반전을 보여줬다 PSV와 홈 2-1 승리, 인테르에 1-0 승리로 희망을 봤고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인테르와 같은 승점 8점이었고 골득실도 같았지만, 승자승에서 원정 다득점으로 16강에 오르는 행운이 따랐다.

이후 16강 도르트문트전에서는 손흥민의 활약으로 3-0, 1-0으로 승리했고 8강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도 손흥민이 총 3골을 넣으며 4강 진출을 견인했다. 아약스(네덜란드)와 4강에서는 1차전을 0-1로 패한 뒤 2차전에서 루카스 모우라의 해트트릭으로 3-2 승리, 원정 다득점으로 기적의 결승행을 해냈다. 그야말로 극적인 스토리의 중심에 선 토트넘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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