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불운에도 불구하고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맥스 슈어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금 성적은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올라올 선수는 올라온다. 맥스 슈어저(35·워싱턴)가 힘찬 시동을 걸었다. 류현진(32·LA 다저스)이 독주하고 있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지도 모른다.

슈어저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8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3승(5패)째를 따냈다. 모처럼 타선 지원을 받기는 했지만, 8이닝 동안 120개의 공을 던질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인 끝에 사실상 자신의 힘으로 승리를 만들어냈다.

슈어저는 휴식일이 충분했고, 앞으로 일정상 또 한 번 추가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120개의 공을 던지며 마운드를 지킨 이유다. 슈어저는 이날 8이닝 동안 무려 15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06까지 끌어내렸다.

슈어저는 시즌 초반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타선은 침묵했고, 좋지 않은 불펜은 슈어저 등판일은 더 불을 질렀다. 여기에 수비도 유독 슈어저 등판마다 흔들렸다. 슈어저 스스로도 2경기 정도는 무너진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호투를 이어 가며 여전한 기량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했다.

그렇다면 슈어저가 익숙한 ‘사이영 레이스’로 돌아갈 수 있을까. 통계는 그렇다고 말한다. 슈어저는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하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3.4를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그 어떤 투수보다 높다. 기본적으로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이 뛰어난 게 이 WAR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슈어저는 올해 12.34개의 9이닝당 탈삼진을 기록 중이며, 9이닝당 볼넷 개수도 1.9개로 그렇게 높지는 않은 편이다.

이는 2.13의 FIP로 이어졌다.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탈삼진에서도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등 승리를 빼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올해 잔루율(74.5%)이 개인 통산보다 낮은 측면도 있다. 이 페이스라면 승운도 회복하며 치고 나갈 확률이 높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과 다승에서 슈어저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투표인단의 트렌드는 세부지표에 좀 더 주목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은 간신히(?) 10승을 채웠으나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슈어저는 이닝소화·탈삼진·WAR에서 류현진보다 낫다. 류현진이 왕좌를 지킬 수 있을지, 슈어저를 비롯한 구관들이 자리를 찾아갈지, 혹은 새 얼굴이 등장할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구도가 흥미로워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