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3루 더그아웃 복도에 붙어있는 타구 분석 자료(사진). 삼성은 이 자료를 작은 '페이퍼'로 만들어 선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 SPOTV 이준혁 캐스터 촬영
[스포티비뉴스=부산, 박성윤 기자] 종이 한 장이 지난주 KBO 리그 논쟁거리로 자리를 잡았다.

삼성 라이온즈 중견수 박해민이 상대 타자 타구 분석표를 요약한 '페이퍼'를 경기 중에 꺼내서 살핀 뒤 수비 위치를 설정하는 장면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혔다.

일부 구단의 항의가 있었다. KBO는 삼성에 '페이퍼' 사용 금지를 권고했다. KBO는 구단 단장들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를 거쳐 사용 가부에 대해 결정한다고 알렸다. 삼성은 "결정이 날 때까지 기다린다"고 말했다.

'수비 페이퍼' 논란이 나오자 사용 가부에 따른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있고, 반대로 "수비 페이퍼 사용보다는 자료 숙지를 해야 한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다. 다양한 의견들이 섞여 있지만, 데이터 야구 시대에 맞춰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의 페이퍼 사용은 "문제가 없다"는 현장 반응이 다수다.

처음부터 모두가 사용 하지 않았을 때 페이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면, 누구도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보이지 않는 예측만 가능할 뿐이다. 그러나 삼성 구단이 이미 사용을 했었고 효과를 봤다. 삼성은 페이퍼 사용으로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었을까.

페이퍼 자료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몫을 하는 삼성 전력분석팀은 "정확성"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대개 수비 코치는 운동장 대각선 방향에 있는 더그아웃에서 지켜보고 선수들 수비 위치를 조정한다.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페이퍼를 활용해 온 박해민.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박진만 수비코치는 능동성과 시간 단축을 말했다. 

박 코치는 "벤치에서 하나하나 지시 하는 것보다 선수들이 직접 보면서 경기를 하는 게 좋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하고 있고 우리 팀 수비 방향도 그렇다. 수비 위치를 벤치에서 지시하면 그 타자가 다음 타석에 들어왔을 때도 또 지시를 해야 한다. 그러나 선수들이 직접 보면서 움직이면 타자에 대한 데이터가 벤치에서 움직여주는 것보다 선수들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고 했다.

이어 "경기 시간 단축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벤치에서 한 사람씩 조정하게 되는 것보다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이면 시간이 단축될 수밖에 없다"며 긍정적인 요소를 짚었다.

긍정적인 요소들을 언급했지만, 결국 선수들이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한다. 결국 데이터를 종합해서 수비 위치를 잡는 것은 선수의 데이터 분석 능력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분석팀은 "트랙맨 자료로 선수들에게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전력분석을 하는 우리는 물론이고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선수들이 페이퍼를 사용해 아웃을 잡는다기보다는 스스로 움직이면서 예측하는 훈련을 원한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데이터를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선수들은 자기 선택과 플레이에 책임감을 갖고 데이터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선수 본인이 책임감을 갖고 페이퍼를 활용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부산,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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