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토미 조셉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는 외국인 타자 제도가 부활한 뒤 유독 재미를 보지 못한 팀이다. 2014년 뒤로 한 시즌을 온전히 뛴 선수가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일 만큼 외국인 타자 영입에 실패한 사례가 많다. 부상 아니면 부진 두 가지 중 하나였다. 

잭 한나한과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부상으로 시즌을 날린 대표적인 사례다. 한나한은 지명타자 출전이 더 많았고, 가르시아는 부상 후 복귀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이런 실패의 경험은 구단은 물론이고 팬들까지 예민하게 만든다. 

빅 리그 2년 연속 20홈런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지닌 토미 조셉에게 여전히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있는 건 그래서 이상하지 않다. '메디컬테스트까지 마친 선수에게 허리 디스크라니, 이러다 또?' 걱정할 만하다.  

▲ 토미 조셉. ⓒ 한희재 기자
그렇다고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정하고 현실적인 진단이지 과장된 공포가 아니다. 

조셉은 지난달 10일 1군에 복귀한 뒤 단 1경기도 빠지지 않았다. 대타로 나가거나 경기 후반에 교체될지언정 결장하지 않고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 이 기간 82타석으로 팀에서 5번째로 많은 타석에 나왔다. 

타율(0.325)과 OPS(0.821)는 모두 팀 내 1위다. 방망이 실력은 못 숨긴다. 

장타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2일부터 4일까지 12경기에서 장타가 2루타 하나 뿐이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5일 홈런 하나를 추가하면서 조셉은 타석당 홈런에서 18.1타석당 1개의 NC 양의지에 이어 2위(18.3타석)에 올랐다(규정타석 70% 이상, 스탯티즈 참조). 

오랫동안 홈런 손맛을 보지 못했는데도, 22경기 가운데 16경기를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잠실구장과 고척돔에서 치렀는데도 이정도다. 

조셉은 5일 경기 후 "내가 어쩔 수 없는 점들을 신경쓰기보다 그저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장타에 집중하거나 홈런이 나오지 않는 점을 걱정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지에 집중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 토미 조셉. ⓒ 신원철 기자

LG 차명석 단장은 조셉의 복귀가 예상보다 조금 늦어진 시점에서 '투트랙'을 강조했다. 당장이라도 교체할 수 있다는 강한 어조로 읽히지만 현실은 또 다르다. LG만이 아니라 모든 팀이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교체 후보군을 꾸린다. 준비가 됐다는 말을 강조하는 표현이라고 봐야 한다. 

조셉이 복귀를 미룰 이유도 없었다. 28살이면 메이저리그 복귀를 꿈꾸기에 늦은 나이가 아니다. 오히려 여기서 부상으로 돌아가면 그대로 커리어가 끝난다. 부상이 재발한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복귀 과정에서 본인의 의지가 부족했다고 볼 근거는 찾기 어렵다. 늦어졌다는 복귀도 최단 기간을 기준으로 3~4일 정도다. 

이제 남은 문제는 하나, 조셉의 상태와 재발 여부다. 개인 정보인 의료 기록을 다 알 수는 없지만 구단 내부적으로는 재발 우려보다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뒀을 가능성이 높다. 

차명석 단장은 지난달 "금액 상한이 있어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는 힘들다. 그래도 안 아프고 뛸 수 있는 선수로 데려오는 게 차선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차선책을 준비하면서도 조셉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곧 조셉에 대한 저울질이 어느 정도 기울었다는 뜻이다. 조셉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묵직하거나, 차선책이 너무 가볍거나.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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