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고척 키움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헨리 소사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굳이 찾는다면 그의 네 번째 유니폼인 SK의 회색이었다. 헨리 소사(34·SK)의 얼굴에서는 생동, 익숙, 그리고 편안이라는 단어가 절로 생각났다. 소사는 “한국이 그리웠다”고 이야기했다.

소사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올해 대만프로리그의 푸방 가디언스에서 뛰었던 소사는 3일 SK와 총액 52만 달러(계약금 35만 달러·연봉 17만 달러)에 계약하고 익숙한 한국으로 돌아왔다. 푸방도 소사를 잡기 위해 처음 계약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등 진정성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소사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 한국행을 선택했다.

한국은 소사에게 익숙한 무대다. 2012년 KIA를 시작으로 2014년은 키움, 그리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LG에서 뛰었다. 내리 7시즌을 한국에서 뛴 셈이다. 올해는 소사의 8번째 시즌이다. 소사는 KBO리그에서만 194경기에 뛰었고, 선발로 190경기에 나갔다. 선발 출장으로만 따지면 더스틴 니퍼트(전 두산·kt, 205경기)에 이어 KBO리그 외국인 투수 역사상 2위다.

한국에서 오래 뛰면서 KBO리그 특성은 물론 한국 정서까지 익히 알고 있는 소사다. 이전 소속팀에서도 별다른 문제없이 생활했던 기억이 있다. SK 적응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다. 소사도 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다시 이곳에 오게 돼 기쁘다. 마치 집같이 느껴진다”면서 “아직 선수단과 공식적으로 인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같이 했던 선수와는 인사를 나눴다. 워낙 익숙한 선수들이 많았다”고 해맑게 웃었다.

한국에 오자마자 첫 식사로는 굴비를 골랐다. 소사가 한국에서 뛰던 당시 좋아했던 메뉴 중 하나다. 불고기 등 다른 음식을 맛볼 기회도 고대하고 있다. 익숙한 경기장에 와서는 친분이 있는 선수들과 포옹을 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어쩌면 잠시 외국 생활을 한 한국인이 귀국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 및 취재진과는 간단한 한국어를 주고받기도 했다. 7년 동안 뛰어 기본적인 단어는 알아듣고, 또 쓸 수 있는 소사다. 친분이 있는 취재진과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먼저 질문을 할 사람을 지목하는 등 시종일관 유쾌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일반적인 대체 외국인 선수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지만, 소사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면서도 대답할 때는 진지함도 잃지 않았다. 

각오는 대단하다. 소사는 “한국에서 경력을 마칠 각오로 계약했다”고 했다. 아직 은퇴를 생각하기는 젊은 나이. 한국에서 2~3년 이상 뛰고, 한국에서 은퇴한 뒤에도 한국과 인연을 이어 갈 방법을 찾고 싶다는 속내다. 세금 문제도 “준비를 많이 해서 들어왔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다 해결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오래 뛰고 싶다는 의지로 들렸다.

소사는 주중 비자 발급 및 신체검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SK가 생각하는 팀 데뷔전은 오는 9일 인천 삼성전이다. 우천 등 변수가 있긴 하지만 소사는 몸이 근질하다. 소사는 “일요일 등판을 예상하고 있고, 절차가 잘 진행되면 일요일에 던지는 걸로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익숙한 환경으로 돌아온 소사가 새로운 목표와 함께 KBO리그 3라운드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