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2017년 1차 지명 사이드암 최원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이)영하가 정말 잘하잖아요. 다음 연도 1차 지명인데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했어요."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최원준(25)은 아직 야구팬들에게 낯설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7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는데, 지명 당시 이름은 최동현이었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난해 개명했다. 

최원준은 2016년 1차 지명 오른손 정통파 이영하와 꽤 비슷한 길을 걸었다. 최원준과 이영하 모두 지명받은 해에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하면서 입단 연도가 1년씩 늦다. 최원준은 마운드에 서기까지 시간이 더 걸렸다. 2016년 10월 갑상선 암 진단을 받아 오른쪽 갑상선을 제거했고, 암이 재발해 지난해 2월 왼쪽 갑상선까지 제거했다. 

이영하는 2017년부터 불펜으로 나서며 차근차근 1군 분위기를 익혔다. 지난해는 필승조, 롱릴리프, 대체 선발투수로 보직을 옮기며 40경기에 등판해 122⅔이닝을 던지면서 10승을 챙겼다. 올해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승승장구했다. 11경기 6승 1패 67⅔이닝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하며 에이스급 5선발로 불렸다. 최원준에게 이영하는 좋은 자극이었다. 

데뷔 시즌 최원준은 체력이 의욕을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해 간절히 꿈꿨던 1군의 부름을 받아 6경기 9⅓이닝 평균자책점 10.61에 그쳤다.  

최원준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욕심만 과했다. 지난해 갑상선 수술을 하고 7개월 만에 1군에 올라왔다. 올라와서 힘이 들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겨울에 준비를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자신 있다"고 할 정도로 노력한 결과가 마운드에서 나오고 있다. 최원준은 올해 6경기에서 11이닝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했다. 선발투수가 무너진 뒤 롱릴리프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4이닝 3피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KIA전 역투는 5-4 역전승의 밑거름이었다. KIA 타자들은 최원준의 직구를 거의 공략하지 못했고, 커브와 체인지업도 마찬가지였다. 58구 가운데 42구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공의 움직임이 좋았다.

김태형 감독은 부쩍 성장한 최원준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원준은 "감독님께서 '좋았다'고 해주셨다. 지난 경기(1일 수원 kt전 3이닝 5탈삼진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때도 박수를 쳐 주셔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1군에서 올해는 많이 던지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감독님께서 잘 좀 하라고 말씀을 많이 하신다(웃음). 지난해 실망스러운 투구를 해서 만회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해준 조웅천 두산 2군 코치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최원준은 "2군에서 조웅천 코치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직접 내 공도 받아주시고, 캐치볼도 하면서 코치님께서 느낀 점을 많이 알려주셨다. 변화구도 많이 알려주셔서 자신감을 찾고 다시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1군에서는 친구이자 선배 함덕주가 큰 힘이 된다. 함덕주는 2013년에 입단했다. 최원준은 "(함)덕주가 친구니까 많이 챙겨준다. 본인이 안 좋은 상황인데도 내가 던지고 나면 덕주가 프로에서는 선배니까 내게 도움이 되는 말들을 해준다"며 고마워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믿음을 주는 투수가 되는 게 목표다. 최원준은 "지금처럼 좋은 상황에 나갈 수 있게 잘 던지고 싶다.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낼 수 있게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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