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타로 투입돼 안타를 칠뻔한 정성종은 투수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잠실, 김건일 기자] 투수 정성종을 타석에 세운 양상문 롯데 감독은 "(안타) 치라고 내보냈다"고 밝혔다.

12일 잠실 LG전에서 1-1로 맞선 연장 12회, 4번 지명타자 박시영 타석에서 정성종이 헬멧을 쓰고 대타로 등장했다.

던지는 손과 달리 왼손으로 방망이를 잡고 타석에 들어선 정성종은 좌완 진해수를 상대했다. 좌타 대 좌완, 쉽지 않은 승부였다.

정성종은 "6년여 만에 타격이었던 것 같다. 장비는 허일에게 빌렸다"며 "첫 공을 지켜본 뒤, 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쉬워했다.

원래 4번 지명타자는 이대호의 자리였다. 그런데 9회 이대호를 대주자로 교체하려 했을 때 야수 엔트리를 모조리 소진하는 바람에 롯데는 투수 박시영을 투입했고, 연장 12회 2사 후 박시영 타석이 오자 정성종으로 교체했다.

정성종은 프로에 오기 전 광주일고에서 야수로 뛰었다. 인하대학교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강한 어깨 덕분에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진다.

양 감독은 "(박)시영이는 투수 중에 가장 빠르고, 성종이는 최근까지 타자를 했다"며 "안타를 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성종의 타자 투입은 일회성이 아니었다. 양 감독은 "경기 후반 한 점이 필요할 땐 이대호 채태인을 대주자로 교체해야 하는데, 야수 엔트리를 소진해야 할 상황이 나올까 봐 성종이에게 미리 타격 연습을 시켜 뒀다. 아마추어 시절에 방망이를 곧잘 쳤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정성종은 진해수의 초구를 지켜본 뒤 2구째에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렸다. 정성종이 맞힌 타구는 외야로 날아갔다. 하지만 중견수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LG 외야가 앞으로 바짝 당겨 있었다.

양 감독은 "바가지 안타가 됐어야 하는데"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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