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백동훈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백)민기가 동훈이로 이름을 바꾼 거지? 자주 다쳐서 개명했다고 하더라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 때 외야수 백동훈의 개명 소식을 들은 뒤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김 감독은 FA 민병헌(롯데)의 보상선수로 지난해부터 함께한 백동훈을 늘 눈여겨보고 있었다. 장타를 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수비도 제법 안정적이다. 그라운드에서 늘 절박하게 뛰니 감독이기 전에 사람 대 사람으로서 마음이 갈 수밖에 없다. 

백동훈은 스프링캠프 때 김재환-정수빈-박건우에 이어 4번째 외야수로 평가받았다. 두산에서 귀한 우타자라 대타로도 가치가 있었다. 백동훈은 옆구리 부상 전까지 4월 11경기에서 타율 0.267(15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4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타격 훈련을 하다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검진 결과 왼쪽 내복사근 미세 손상 판정을 받았다. 재활하고 2군에서 경기력을 다시 끌어올린 뒤 14일 1군에 등록되기까지 약 2개월이 걸렸다.

백동훈은 부상 당시를 떠올리며 "너무 허무했다. 선발 출전 예정이라서 몸을 풀고 T-배팅을 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배팅 케이지에서 치는데 갑자기 옆구리 근육이 아팠다. 다치기 싫어서 이름도 바꿨는데, 자꾸 다치다 보니까 1군에 오면 더 잘하고 싶고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지난해는 수술(왼 손바닥 유구골 부상)을 했는데, 올해는 수술을 안 했으니까 위안을 삼으려 한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지금은 100% 몸 상태로 만들었다. 백동훈은 "처음 훈련을 시작할 때는 통증이 있어서 불안한 감은 있었다. 2군에서 타격 코치님들께서 잘해주셔서 생각보다 금방 나은 것 같다"고 했다. 

백동훈은 부상 복귀전이었던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허무한 마음을 달래는 활약을 펼쳤다. 8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3루타 1개) 1타점을 기록하며 7-4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백동훈은 "2군에서도 타격감은 좋았다. 타격에 변화를 조금 줘서 (1군에서도 통할지) 불안한 감은 있었다. 운동할 때 강석천 2군 감독님과 강동우 정경배 코치님께서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믿고 끝까지 하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다들 편하게 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유독 그날 들은 '편하게 하라'는 말이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부상으로 2개월의 공백이 생겨 힘들었을 때 2군 코치진 덕분에 긍정적으로 버틸 수 있었다. 백동훈은 "강석천 감독님께서 2군에 내려갈 때마다 '2군에서는 이렇게 잘 치는데 왜 1군에서는 못 치냐'고 하신다. 마음가짐의 차이라고 하셔서 긍정적으로 변하려 했다. 2군에 내려가면 '나는 2군 선수인가'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 감독님과 강동우 정경배 코치님께서 옆에서 좋은 말을 해주셨다. 한 번에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나이 들면서 성공한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일단 버티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감독은 1군에 합류한 백동훈에게 "이제 잘할 때 됐잖아"라고 한마디를 툭 던졌다. 내야수 류지혁을 우익수로 내보낼 정도로 1군에 외야수가 부족할 때 가장 간절했던 카드가 백동훈이었다. 

백동훈은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께서 '몸 관리 잘하고 기죽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셔서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 안 아프고 어떻게든 오래 살아남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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