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좋은 투구로 미국과 일본 스카우트의 관찰 대상이 된 윌슨(왼쪽)과 산체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는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의 스카우트가 찾아 경기장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누가 대상인지는 알 수 있었다. 이날 SK 선발인 앙헬 산체스(30)였다.

라쿠텐 스카우트는 스피드건을 들고 산체스의 투구를 유심히 살폈다. 그런 라쿠텐 관계자 옆에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한 팀 구단 관계자도 앉아 같은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실 인천에서는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지난해 메릴 켈리(애리조나)의 투구 당시에는 더 많은 스카우트가 경기장을 찾았다. 올해도 산체스와 김광현을 관찰하기 위해 스카우트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해석은 조금씩 엇갈린다. 한 구단 관계자는 “매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사이에 일본 구단 스카우트들이 한국을 방문한다. 여러 선수를 관찰하고 돌아간다. 연례적인 행사”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뛰는 수준급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관심은 항상 있다. 단순한 관심으로 보기에는 해당 선수들의 투구 내용을 꽤 인상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선수는 타일러 윌슨(30·LG)과 앙헬 산체스다. 기본적으로 실적이 확실하다. 윌슨은 KBO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다. 15일 현재 15경기에서 100⅔이닝을 던지며 6승4패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했다. 실력이면 실력, 인성이면 인성 어디에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다. 

산체스는 올 시즌 더 진화한 모습으로 SK 마운드를 이끈다. 14경기에서 10승2패 평균자책점 1.87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나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윌슨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최고 150㎞대 중반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이미 일본 3~4개 구단이 윌슨과 산체스를 모두 체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다른 좋은 투수들도 있지만 이제 만 30세인 두 선수는 전성기를 향해 달릴 나이라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에서 최소 1년 이상 뛰었기에 동양 야구의 이해도가 높은 것도 장점이다. 메릴 켈리의 경우 MLB 복귀에 대한 뜻이 뚜렷해 일찌감치 발을 뗐지만, 두 선수는 켈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데려가기는 애매한 기량이라는 점도 있다.

물론 실제 영입 제안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두 선수 모두 만만치 않은 연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윌슨은 올해 150만 달러, 산체스는 120만 달러를 받는다. 내년에는 연봉이 더 뛰어오를 전망이다. 한 에이전트는 “밴덴헐크와 같이 정말 확실한 선수가 아니면 입단 첫 해부터 외국인에 많은 돈을 쓰지는 않는 게 일본의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는 선수들의 뜻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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