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아섭(사진)을 비롯한 롯데 주축 타자들은 최근 해결사 몫을 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타선은 사이클이 있다. 한 번 내리막이 왔을 때 몇 경기 고전하는 양상은 그 어느 팀에서든 나타난다. 그러나 10경기나 빈타가 이어지면 이건 다른 문제다. 지금 롯데의 상황이 그렇다.

최하위 롯데가 좀처럼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불안하더니 지난 5월 22일부터 줄곧 최하위다. 최근 10경기에서는 딱 1승을 했다. 그 와중에 승률은 0.343까지 떨어졌고, 9위 KIA와 경기차는 5경기까지 벌어졌다. 이제는 당황스러운 기색까지 읽힌다.

주중 LG와 3연전은 최근 롯데 야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축소판이었다. 마운드는 그럭저럭 잘 버텼으나 승부처에서 약했다. 결정적인 순간 실책은 계속 나온다. 선수들은 뭔가 쫓긴 듯 실수를 연발한다. 그리고 타선은 좀처럼 터지지 않는다. 이중 가장 도드라지는 문제는 역시 타선이다. 객관적인 숫자가 쉽게 드러나기도 하지만, 지난해 대비 가장 성적이 폭락한 지점이어서 더 그렇다.

사실 최근 10경기에서 마운드는 나쁘지 않았다. 10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3.38이다. 리그 4위다. 그러나 타선이 그런 마운드의 어깨를 처지게 했다. 최근 10경기에서 연속 3득점 이하 경기다. 롯데는 이 기간 22점을 내는 데 그쳤다. 팀 타율은 0.194, 2할이 채 안 된다. 팀 장타율(.255)은 오히려 팀 출루율(.284)보다 낮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10경기 연속 3득점 이하는 롯데 프랜차이즈 역사상 세 번째다. 그런데 앞선 두 번의 사례는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일이다. 1983년, 그리고 1986년 두 차례 기록했다. 그 후 33년간 이런 일이 없었다. 현재 롯데 선수들 대다수가 1986년에는 이 세상에 없었다. 현재 롯데 타선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말해준다.

이런 성적을 낼 타선이 아니기에 더 답답하다. 전력에 구멍은 있으나 여전히 좋은 경력을 갖춘 고액 연봉자가 즐비한 롯데다. 그러나 지금은 너나할 것 없이 침체다. 10경기 동안 이대호(.158), 민병헌(.184), 손아섭(.256), 전준우(.270) 등 주축들이 대거 침묵했다. 오히려 해줘야 할 때 병살타나 범타로 찬물을 끼얹는 일이 많았다.

야수들은 타격에 예민하다. 저조한 타격감은 야구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이는 수비에도 영향을 준다.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다. 타선에서 신바람이 나지 않으면 투수들도 힘든 건 당연하다. 계속되는 빡빡한 경기에 불펜 운영도 쉽지 않다. 롯데는 빨리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멀리 본 관점이 필요하다”는 일상적인 문구조차 지금 롯데는 어울리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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