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좋은 타구질을 선보이며 점차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SK 최정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최정(32·SK)은 최근 “장타에는 별로 욕심이 없다. 안타를 많이 쳐 타율을 높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아무래도 타자들은 타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시즌 초 떨어졌던 타율부터 회복하고 싶은 것은 대다수 타자들의 공통된 심정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런 마음가짐이 ‘장타율’까지 높이고 있다. 5월 말까지 타율 0.263에 머물던 최정은 6월 일정에서 타율 0.421을 기록하면서 시즌 타율을 0.289까지 끌어올렸다. 타율이 오르면 장타율도 같이 오르기 마련이지만, 장타율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최정은 6월 16개의 안타 중 절반이 넘는 9개(2루타 4개·홈런 5개)가 장타다. 시즌 장타율도 0.539로 어느덧 리그 3위다.

최근 홈런이 터지면서 홈런 부문에서도 팀 동료 제이미 로맥과 공동 1위(15개)를 달리고 있다. 순장타율(장타율-타율)은 0.250으로 리그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전체 타수 대비 홈런 비율(5.28%)도 1위다.

대다수 타자들의 슬럼프는 타이밍에서 시작된다. 최정은 그 슬럼프가 지독하게 오래 갔다. 사실상 지난 1년간 타이밍이 오락가락했다고 보면 된다. 안 될 때 너무 파고드는 성격이다보니 타격폼도 미세하게 여러 차례 바꿨다. 그럴 때마다 오히려 악순환이 이어졌다. 최정의 올해 과제는 무너진 타이밍을 다시 정립하는 것에 있다. 시즌 전부터 성실하게 준비했고, 시즌 중 과정을 거치며 이제는 서서히 자기 것을 찾아가고 있다.

염경엽 SK 감독은 최정의 변화에 대해서도 칭찬한다. 염 감독은 “잃어버렸던 것을 조금씩 찾는 것 같다. 몸은 기억을 하고 있다”면서 “최정이 요새 방망이를 조금씩 짧게 잡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느려지는 것을 그런 방식으로 만회하며 포인트를 앞에 가게 만든다”고 했다. 

방망이를 조금 짧게 잡아도 힘은 좋으니 정타만 되면 언제든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타자들이 홈런 가뭄에서 고전할 때 최정이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비결이다. 실제 최근 타이밍이 맞으면서 타구질이 전체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2루타도 총알 같은 타구가 많다. 1년간 방황했던 야구천재가 이제 귀환을 알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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