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투수 오주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마운드가 위기에 빠졌을 때, 바로 맏형 오주원(34)이 '구원자'로 나타났다.

오주원은 키움의 마무리 조상우가 어깨 근육 손상으로 빠진 지난 10일부터 팀의 마무리를 맡고 있다. 오주원은 이후 마무리로 등판한 7경기에서 1승6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의 호투로 팀의 6월 질주를 이끌고 있다. 7경기 7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단 2개, 그 사이 7탈삼진 무4사사구 완벽투를 펼쳤다.

오주원은 21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7-4로 추격당한 9회 등판해 단 9개의 공으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팀 승리를 지켰다. 팀은 팀 시즌 최장 7연승에 성공하며 3위 LG와 게임차 없는 4위 자리를 유지했다. 

21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장정석 키움 감독은 최근 팀의 연승 행진 비결에 대해 "모든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지만 오주원이 일등공신이다. 조상우가 빠졌을 때 고민 없이 오주원을 마무리로 점찍은 것은 경험이다. 다양한 타자를 상대한 경험은 마무리로서 최고의 가치"라고 그의 경력을 높게 평가했다.

2004년 입단 후 어느새 16년차. 현재 키움 1군에서 최고령 선수가 된 오주원은 어느새 팀에서 그런 존재가 됐다. 그리고 베테랑이 가진 또 하나의 가치는 팀을 위하는 마음이다. 21일 오주원은 "베테랑으로서 기존의 어린 선수들이 잘 해야 팀이 좋은 성적이 난다는 걸 알고 있다. 그 선수들이 빠진 자리를 내가 잠시 메우고 있는 것"이라고 현재 자신의 위치를 표현했다.

데뷔 후 '산전수전'을 겪은 그에게는 이제 마무리, 셋업맨 등 보직도 덧없는 수식어인 셈. 오주원은 "기록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구를 오래 하다 보니 팀이 가는 방향에서 내가 맡은 임무를 잘 하면서 팀 상황에 맞춰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승리나 세이브, 홀드는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것일 뿐이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투구 계획이 다를 뿐 마운드 올라갈 때 마음가짐은 똑같다"고 말했다.

오주원은 이어 "내 스스로는 마무리가 아니라 그냥 9회 나가는 투수라고 생각한다. 기록이라는 게 운도 따라야 하는 건데 최근 좋은 흐름을 탄 것 같다. 팀도 잘 풀리고 있다. (조)상우, (김)동준이 같은 부상 선수들이 복귀할 때까지 잘 버티는 게 내 목표다. 언젠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흐름이 길게 갈 수 있도록 내가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스스로도 "업다운(기복)이 없다"고 할 만큼 마운드 위에서는 차분한 성격이지만 평소 그라운드 밖 오주원은 후배들과 격의 없이 장난을 치는 선배다. 이날도 경기 전 방송 인터뷰를 하는 오주원을 본 투수조 후배들은 장난 섞인 '기립박수'를 보내며 맏형을 놀렸다. 팀에는 필요한 존재, 후배들에겐 부드러운 형. 오주원은 그렇게 팀에서 베테랑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21일 롯데전을 앞두고 오주원의 방송 인터뷰에 후배들이 장난을 치고 있다. ⓒ부산,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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