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새 마무리 투수 문경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야구는 김기태 감독 자진 사퇴 이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박흥식 감독 대행은 보수적인 다른 대행들과는 달리 빠르게 팀에 자신의 색깔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신의 야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KIA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하고 그 결과물을 선수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투수들에게 볼넷을 내주지 말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볼넷을 내주는 것보다는 정면 승부를 통해 맞아서 지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철학을 접목하고 있다.

말로는 모든 팀들이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실전에서 얼마나 그 성과를 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박 대행의 볼넷 줄이기는 성과를 내고 있다. KIA  투수들의 볼넷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박흥식 대행이 취임하기 전 KIA 투수들의 볼넷은 44경기에서 191개였다. 경기당 4.34개를 기록했다. 10개 팀 중 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박흥식 대행이 취임한 뒤 KIA 투수들의 볼넷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박 대행 취임 이후 치른 31경기에서 볼넷은 96개에 불과했다. 경기당 3.09개를 기록 중이다. 박 대행 취임 이전보다 경기당 1개 이상 볼넷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10개 팀 중 세 번째로 볼넷이 적다.

박 대행은 "투수들에게 공격적인 승부를 지시하고 있다. 볼넷은 누구에게도 힘이 되지 않는다. 투수도 어렵지만 함께 서 있는 수비수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선수들이 새로운 지시를 잘 받아들이고 있다. 결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KIA의 투수진이 새 얼굴들로 대거 교체가 됐다는 점이다. KIA가 당장의 시즌을 포함해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걸 뜻한다.

박 대행 취임 이후 KIA는 선발진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불펜에는 큰 변화를 줬다. 하준영 전상현 고영창 등이 필승조로 자리 잡았고 문경찬은 마무리 투수로 낙점을 받았다.

이 투수들이 도망가지 않는 적극적인 투구를 보이고 있고 그 결과로 경기 중, 후반 승부에서 강세를 보이는 팀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KIA는 지금 현재와 싸우고 있지만 미래를 만드는 작업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일단 마운드가 이전에 비해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건 내년 이후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대목이다.

감성적이 아니라 수치상으로도 볼넷이 확 줄어든 KIA 마운드다. 투수력이 갖춰진 팀은 하위권으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달라진 KIA 마운드에 대한 기대치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관점에서 박 대행의 볼넷 줄이기 시도는 확실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 지금의 성공은 이후 투수들에게 더 큰 힘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박 대행은 "앞으로 어떤 감독이 팀을 맡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승부가 되는 팀을 물려주고 싶다. 다행히 투수들이 볼넷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깨달은 게 있어 보인다. 주문대로 과감한 승부를 펼쳐 주고 있다. 지금 거둔 성공의 기억이 이후 등판에서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IA는 아직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하지만 분명 희망을 만들고 있다. 그 중 볼넷 줄이기는 확실하게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씩 달라지다 보면 더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 KIA 마운드엔 한 줄기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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