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은 '스카이캐슬', '미스터 션샤인', '킹덤' 포스터. 제공| JTBC, tvN, 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지상파는 위기에 빠졌고, 그 틈을 타 종편과 케이블이 안방 판도 바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락세 구렁텅이에 빠진 지상파는 위기 타개를 위해 편성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고, 종편·케이블은 콘텐츠 다각화로 상승세에 더 큰 불을 지피고 있다. 안방의 주도권, 뺏느냐 빼앗기느냐의 싸움이다. 

"지상파 아니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지상파 예능, 드라마는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종편과 케이블에서는 '인생 드라마', '역대급 예능'이라는 찬사를 받는 양질의 콘텐츠들이 연이어 탄생하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지상파의 위기가 팽배한 지금, 2019년 안방에는 변화의 움직임이 꿈틀거리는 중이다. 

▲ '눈이 부시게' 포스터. 제공| JTBC

#'스카이 캐슬'부터 '눈이 부시게'까지…스타와 시청자가 달라졌다 

올해 방송계를 장악한 콘텐츠는 모두 비지상파에서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일으킨 '스카이 캐슬'은 최고 시청률 22.3%를 기록, 비지상파 시청률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염정아, 김서형, 정준호, 윤세아, 이태란, 최원영, 김병철, 오나라, 조재윤 등 중견배우들과 김동희, 김보라, 찬희, 조병규, 김혜윤 등 신예들이 주연을 맡은 '스카이 캐슬'은 시청률 치트키로 통하는 스타 캐스팅 없이도 한국 드라마계의 새 역사를 썼다. '국민 배우' 김혜자가 주연을 맡아 수많은 시청자들의 '인생작'을 바꾼 '눈이 부시게' 역시 종편인 JTBC 작품이었다. 이병헌도 tvN '미스터 션샤인'으로 9년 만에 안방에 복귀했다. 

스타들을 볼 수 있는 곳 역시 지상파가 아닌 tvN, JTBC 등 비지상파다. 여기에 최근에는 넷플릭스와 옥수수 등 각종 모바일 플랫폼까지 가세했다. 특히 전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의 공세는 다르다. 한국 장르드라마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신작 '킹덤'으로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했고, 아이유가 주연을 맡은 프로젝트 '페르소나'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유병재, 박나래 등 유명 예능인들을 기용한 예능도 선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시청자들을 만날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지상파가 우선이라던 시청자들의 입맛도 달라졌다. 이는 스타들의 '출연 우선순위'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상파 드라마를 1순위로 모시던 소속사들은 'JTBC, tvN 대환영'으로 입장을 180도 바꿨다. 제작비, 출연료에서 우선순위를 점하고 영화 현장 같은 기획, 제작, 촬영을 보장하는 넷플릭스 작품도 스타들의 손길이 먼저 닿는 곳이다. 스타가 있는 곳에 관심도 있다. 시청자들도 이들을 따라 대거 이동하기 시작했다. 

▲ '미운 우리 새끼' 신동엽-서장훈. 출처| SBS '미우새' 공식 홈페이지 캡처

#9시 드라마-10시 예능, 지상파의 초강수는 통할까 

지상파들은 위기 의식 속에 특단의 편성 변화를 택했다. 오후 10시에는 드라마, 오후 11시에는 예능이라는 오랜 관행을 깨고 시청률 회복을 위한 초강수를 던진 것. 

편성변경에는 SBS가 가장 적극적이다. SBS의 예능 효자로 떠오른 '미운 우리 새끼'는 예능으로서는 파격적으로 4월부터 3부에 걸쳐 방송되고 있다. 중간 광고를 신설해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꼼수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미우새'는 3부 편성에 시청률이 오르며 원하는 소득은 얻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여름 월, 화요일 오후 10시 시간대에는 드라마 대신 예능이 신설된다. 한시적 편성이긴 하지만 오후 10시대에 예능을 주2회씩 16회 분량으로 방송한다는 것은 특단의 조치다. 아직 구체적인 첫 방송 날짜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이서진, 이승기가 출연을 확정한 '리틀 포레스트'가 SBS 첫 16부작 월화 예능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서진, 이승기를 필두로 한 스타들이 푸른 잔디, 맑은 공기가 가득한 자연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친환경 돌봄 하우스를 여는 무공해 청정 예능이다. 

MBC는 드라마 방영 시간을 한 시간 앞당긴 9시 드라마를 신설했다. 정해인-한지민과 안판석 감독이 의기투합한 '봄밤', 그리고 시청자들의 사랑 속에 시즌2에 들어간 '검법남녀 시즌2(이하 검법남녀2)'가 드라마로서는 다소 빠른 시간대인 9시에 방영되고 있다. 이들은 높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시청률을 얻으며 새로운 시도를 인정받고 있는 중이다. 

KBS는 별다른 편성 변경 정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KBS는 SBS와 MBC의 편성 변경이 수익 확대를 위한 것이라 보고 이들의 결과를 지켜보는 중. 

그러나 방송 관계자들은 이러한 편성 변경은 콘텐츠 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올해 지상파에서는 별다른 히트 예능, 드라마가 탄생하지 않았다. 지상파의 침체 속에 JTBC는 핑클 완전체 예능 '캠핑클럽' 론칭을 앞두고 있고, '눈이 부시게', '미스티' 등으로 새로운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tvN은 지상파 출신 PD들의 눈부신 활약 속에 예능 히트를 이어가고 있다. 

TV조선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TV조선은 SBS 출신 서혜진 국장을 영입한 후 '연애의 맛', '아내의 맛'에 이어 '미스트롯'으로 안방에서 홈런을 때려냈다. 보석 같은 실력과 매력을 갖췄지만 묻혀있었던 트로트 가수들을 발굴한 '미스트롯'은 그 열기를 전국투어로 이어가며 대한민국 중장년층에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지상파는 과연 어떤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2019년 하반기, 지상파는 변화가 필요하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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